168명 사망 ‘홍콩 아파트 화재’, 보수업체 2곳 기소…당국 “중대한 과실”

홍콩 당국이 지난해 11월 168명의 목숨을 앗아간 타이포 왕푹코트 아파트 화재 참사와 관련해 보수공사 관계자 7명과 업체 2곳을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 보도에 따르면, 홍콩 경찰과 반부패 수사기구인 염정공서(ICAC)는 전날 왕푹코트 보수공사에 관여한 설계·감리 컨설턴트 업체 ‘윌파워 아키텍츠’와 주계약업체 ‘프레스티지 컨스트럭션 앤드 엔지니어링’ 그리고 두 업체 관계자 7명을 과실치사, 사기 공모, 돈세탁, 사법 방해 시도, 탈세 등 25개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해 11월26일 오후 홍콩 북부 신계지구 타이포의 주택단지 왕푹코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43시간 동안 이어지며 8개 동 가운데 7개 동을 태웠다. 이 불로 소방관 1명 등 168명이 숨지고 79명이 다쳤다. 이 화재는 1948년 176명이 사망한 홍콩 창고 화재 이후 역대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냈다.
홍콩 경찰은 기소된 업체와 관계자들이 공사 자재와 절차를 감독하는 과정에서 주의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조사 결과 공사 현장에는 방염 성능이 없는 공사용 안전망과 불에 잘 타는 재질의 플라스틱 보드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비계(건물 공사 때 쓰이는 가설 구조물)를 설치하면서 화재 대피로로 쓰이는 계단실의 창문도 철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런 공사 방식이 건물의 화재 안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해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대피로가 막히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염정공서는 공사업체 선정 과정의 사기 의혹도 제기했다. 프레스티지 쪽이 보수공사 입찰 전 8년간의 소송 기록을 숨겼고, 윌파워 쪽은 2023년 8월 작성한 입찰 분석 보고서에서 57개 입찰업체 가운데 프레스티지에 가장 높은 평가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두 업체가 은폐와 평가 조작으로 왕푹코트 주민들이 부실업체인 프레스티지를 보수업체로 선정하도록 유도했다고 보고 있다.
부실한 자재로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보수공사 예산은 2023년 9월 예비 추산 1억5200만홍콩달러(약 296억원)에서 2024년 3억3600만홍콩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염정공서는 지적했다. 윌파워 책임자 등은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4380만홍콩달러(약 85억원)가 넘는 불법 수익을 처리해 돈세탁 및 탈세 혐의도 적용됐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선관위 “송파구 투표용지 4만2000장 남아…분배 실패”
- 쿠팡, 1117만명 활동 정보 무단 수집도 했다…6246억원 과징금
- ‘통제 불능’ 개표소 시위대…기자회견 아수라장, 기자 쫓아가 추격전
- [단독] ‘삼전닉스’ 반도체 공장, 광주~장성 ‘첨단3지구’ 유력
- ‘유퀴즈’ 젠슨 황 “이재용·정의선·최태원 중 찐친?”에 “너무 쉽다”
- 최태원 “새 반도체 공장, 일본도 좋은 후보지”…호남이 유력 보도 뒤
- 원민경 장관 “여성살해 국가 통계 논의중…젠더폭력 대응 체계화”
- 이란 “월드컵 경기장에서 대표팀 반대 구호 나오면 경기 중단”
- 신안산선 공사장 또 추락사…노동부, 포스코이앤씨 본사 감독
- ‘돌고래 무덤’ 거제씨월드…새끼 벨루가 태어난 지 3일 만에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