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MS 이어 닌텐도까지…K-게임, '롱테일 전략' 글로벌 멀티플랫폼 진화
아시아 이용자층 확대 기대…IP 가치 높이는 롱테일 전략 주목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AAA급 콘솔 게임이 닌텐도 플랫폼에 진출하면서 외연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아시아 시장 공략과 IP(지식재산권) 수명 연장 효과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번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두 작품의 스위치2 출시가 공식화되면서 국내 콘솔 게임의 플랫폼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국산 콘솔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과 PC를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해 왔지만 이번 스위치 진출을 계기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를 아우르는 '3대 콘솔 플랫폼 체제'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스위치 품으며 플랫폼 확장…K-콘솔 '3대 플랫폼 체제' 진입
앞서 스텔라 블레이드는 2024년 4월 PS5 독점 타이틀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발매 직후 한국과 북미, 일본, 유럽 주요 국가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상위권에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고 이후 PC 버전까지 출시하며 플랫폼을 확대했다.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 스위치 2 버전을 2026년 연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P의 거짓은 출시 초기부터 멀티플랫폼 전략을 기반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2023년 9월 PC와 플레이스테이션, Xbox 플랫폼에 동시 출시됐으며 소울라이크 액션 RPG 장르를 선호하는 글로벌 코어 게이머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는 누적 판매량 300만 장 수준까지 성장하며 글로벌 흥행 IP로 안착했다.
네오위즈는 이번 스위치 2에서 ‘P의 거짓: 컴플리트 에디션’을 오는 8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P의 거짓: 컴플리트 에디션은 본편 ‘P의 거짓과 DLC P의 거짓: 서곡이 함께 구성된 디지털 합본이다.
두 작품이 나란히 닌텐도 플랫폼 진출을 확정하면서 업계에서는 상징적 의미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스위치에는 국내 인디 게임이나 중소 규모 타이틀이 주로 진출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AAA급 국산 콘솔 게임이 본격적으로 스위치에 출시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특히 이번 스위치 진출이 새로운 이용자층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 PC가 상대적으로 서구권 콘솔 이용자 비중이 높은 플랫폼이라면 닌텐도 스위치는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휴대와 거치형 플레이를 모두 지원하는 특성상 이용자 연령대 역시 폭넓다.
이에 따라 스텔라 블레이드와 P의 거짓은 기존 이용자층을 넘어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시장 이용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일본은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큰 지역인 만큼 스위치 플랫폼 진출이 향후 후속작과 신규 IP 확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P 수명 연장…스위치 이식의 전략적 의미

스위치 이식은 단순한 플랫폼 확대를 넘어 IP 수명을 연장하는 '롱테일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AAA급 싱글 플레이 게임은 출시 초기에 판매량이 집중되는 구조를 갖고 있지만 새로운 플랫폼에 진출할 경우 사실상 재출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미 플레이스테이션과 PC 시장에서 판매 피크를 경험한 작품이라도 스위치 이용자층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면 추가 판매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DLC와 확장 콘텐츠, 코스튬, 추가 스토리 등 후속 유료 콘텐츠 판매까지 이어질 경우 단일 IP의 수익 창출 기간은 더욱 길어진다.
플랫폼 홀더와의 협력 경험이 축적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소니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P의 거짓은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 PC를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전략을 전개해 왔다. 여기에 닌텐도 플랫폼까지 추가되면서 한국 개발사들이 소니·MS·닌텐도 등 글로벌 3대 콘솔 플랫폼과 협업한 레퍼런스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향후 차세대 콘솔이나 스위치 후속기용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 개발사들의 협상력과 신뢰도를 높이는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국내 게임산업의 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 모바일 게임 중심 성장 전략이 한계에 직면하고 중국 게임사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는 콘솔·PC 기반의 고품질 IP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와 P의 거짓이 스위치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둘 경우 향후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 초기부터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 PC, 스위치를 동시에 고려하는 멀티플랫폼 전략을 채택하는 사례도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스위치 진출은 국산 콘솔 게임이 단일 플랫폼 중심의 실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글로벌 멀티플랫폼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향후 후속 대작들도 스위치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을 전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콘솔 게임 자체는 니치마켓으로 평가됐지만 비교적 접근성이 높은 스위치에서 출시되는 것은 아시아와 서구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