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뒤흔든 연세대 연구팀의 '우주감속설' 분석에 오류 있다"

문혜원 기자 2026. 6. 1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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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팀 "우주 여전히 가속 팽창…기존 이론에 도전할 때 과학 발전"
137억7000만 년에 걸친 우주 진화를 나타낸 모식도. 현재 관측할 수 있는 가장 초기 우주(왼쪽 끝)를 시작으로 현재까지의 우주 모습을 볼 수 있다. NASA / WMAP Science Team 제공.

지난해 천문학계를 뒤흔든 연세대 연구팀의 '우주 감속설'이 분석 오류에 따른 주장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관측 자료 재분석 결과 201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근거가 된 우주 가속 팽창 이론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연구결과다. 

영국 사우스햄턴대 연구팀은 지난해 제기된 우주감속설의 근거를 재검증한 연구결과를 '왕립천문학회 월보'에 11일 발표했다.

우주 가속 팽창은 1990년대 후반 제Ia형 초신성을 관측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제Ia형 초신성은 최대 밝기가 일정하고 은하 한 개 밝기 수준으로 밝아 먼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이용된다. 제Ia형 초신성 밝기를 분석해 은하 거리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우주 팽창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연구를 진행했던 애덤 리스·브라이언 슈미트·솔 펄머터가 2011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지난해 같은 학술지에 연세대 연구팀은 우주 팽창 속도를 측정하는 기존 방법에 오류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근거로 우주가 더 이상 가속 팽창하지 않고 오히려 팽창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우주 감속설'을 내세웠다.

연구팀은 시간이 지나면서 제la형 초신성 최대 밝기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제Ia형 초신성은 밝기가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우주 거리 측정에 활용된다. 가까운 초신성과 먼 초신성의 나이 차이로 초신성 밝기가 달라졌지만 이 밝기 차이를 기존 분석에서는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우주 가속 팽창의 증거가 과대평가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보정하면 현재 우주가 가속 팽창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사우스햄턴대 연구팀은 초신성 관측 자료를 다시 분석해 연세대 연구팀의 주장을 검증했다. 연구에는 노벨상 수상자 애덤 리스 존스홉킨스대 교수와 브라이언 슈미트 호주국립대 교수도 참여했다.

분석 결과 연세대 연구팀의 가정에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초신성이 속한 은하의 평균 나이와 실제 초신성으로 폭발한 별의 나이를 동일하게 가정한 점이다. 같은 은하 안에도 서로 다른 시기에 형성된 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은하 평균 나이만으로 실제 폭발한 별의 나이를 추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우스햄턴 연구팀은 잘못된 가정으로 연세대 연구팀이 가까운 초신성과 먼 초신성 사이 나이 차이를 실제보다 크게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초신성 밝기 변화가 우주 팽창 측정에 미치는 영향도 과대평가됐다. 초신성 밝기 변화가 우주 가속 팽창 해석을 뒤집을 정도로 크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 우주론 연구에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숙주 은하 질량 보정'을 반영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숙주 은하 질량 보정은 초신성이 속한 은하의 질량에 따라 나타나는 밝기 차이를 보정하는 방법이다.

관련 요소를 반영해 다시 계산한 결과 우주 가속 팽창의 근거는 기존 연구와 일관된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팽창의 원인인 암흑에너지가 약해지고 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우주는 여전히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필 와이즈먼 사우스햄턴대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논쟁은 과학적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번 연구로 기존 측정이 타당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애덤 리스 교수는 "특별한 주장일수록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크 설리번 사우스햄턴대 교수는 "기존 이론과 관측 결과에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이 발전하는 것"이라며 "비록 연세대 연구팀의 가설이 옳은 것으로 판명되지는 않았지만 초신성 폭발 과정을 이해하고 암흑에너지를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93/mnras/stag797
doi.org/10.1093/mnras/staf1685

[문혜원 기자 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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