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적게 심을수록 이득?… 창원도 드문모심기 시동
농촌 고령화·인력난 해법 주목
“인건비 등 지출 줄어 소득 증가”
사업 검증 이후 농가 적용 확대

“인건비 부담이 커 일손은 늘 부족하고 힘들었지만 이번에 드문모심기를 하게 되면서 육묘에서부터 모내기까지 해야 할 일이 3분의 1은 줄어든 거 같아요.”
살갗이 따가울 정도의 땡볕이 내리쬐던 1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한 농지. 35년 차 농부 강병규(61) 씨가 ‘드르르릉~’ 시동 거는 소리와 함께 이앙기(농기계)를 작동시켰다. 880평 정도의 널찍한 논에 벼가 하나둘 심기더니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모내기가 마무리됐다.
담수된 논에 머리만 삐죽 내민 어린 벼(모)는 오와 열을 맞춰 자리를 잡았지만 다소 엉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모가 띄엄띄엄 식재돼 있었다. 일반적인 모 간격은 15cm 안팎이지만 강 씨네 논은 30cm로 곱절이나 차이를 보였다.
강 씨는 “창원시농업기술센터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벼 드문모심기 농가라서 이렇게 (모내기)작업을 한 것”이라며 “모판 자체가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인력과 비용 절감에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벼 드문모심기는 농지 평당(3.3㎡) 이앙 주 수를 기존 80주에서 37~60주 수준으로 25~60% 감축하는 기술이다. 이날 강 씨가 사용한 모판은 40판 미만, 관례적인 방식으로 모를 심었다면 80판 정도를 사용해야 한다. 덕분에 이앙기에 모판을 옮겨 싣는 보조 작업자 역시 한결 편안한 모습이었다.

농촌 인력난과 농자재 가격 상승으로 농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생산비와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벼 드문모심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보다 적은 모를 심어도 수확량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남 창원시도 시범사업에 돌입하며 효과 검증에 나섰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 등에 따르면 2024년 통계청 기준 우리나라 농업·농촌은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여파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46.8%에 달한다. 농촌 현장에서는 만성적인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어 노동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술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벼 재배 기술로 ‘드문모심기’가 꼽힌다. 드문모심기는 관행 재배 방식인 모 10본을 촘촘히 심는 게 아닌, 모 3~5본을 듬성듬성 심는 방법이다. 이는 물리적으로 노동력을 줄이면서 통풍도 원활해 잎집무늬마름병 등 병충해 예방에도 탁월하고 대가 튼튼해져 도복 피해에도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전북농업기술원 연구 결과 드문모심기를 통해 농가 재료비와 육묘·이앙 노동력이 최대 50~67%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왔다. 게다가 수확량에서도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식 주 수나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지만 수확량이 같거나 최대 5~6% 줄어드는 수준이다. 벼 사이 간격이 넓은 게 오히려 태양광·토양양분을 많이 흡수해 ‘분얼’(줄기가 늘어나는 현상)을 촉진하며 이삭이 풍성하게 열리는 것이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는 올해 강 씨 농가 등 약 10ha 규모 농지에 드문모심기 기술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평당 37·50·60·80의 재식주수별 시범포를 운영해 지역 적합성도 검증한 뒤 농가에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