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적게 심을수록 이득?… 창원도 드문모심기 시동

강대한 2026. 6. 1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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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이앙 주 수 최대 60% 감축
농촌 고령화·인력난 해법 주목
“인건비 등 지출 줄어 소득 증가”
사업 검증 이후 농가 적용 확대
1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한 논에서 농부 강병규(61) 씨가 이앙기를 몰며 드문모심기 작업을 하고 있다. 강대한 기자

“인건비 부담이 커 일손은 늘 부족하고 힘들었지만 이번에 드문모심기를 하게 되면서 육묘에서부터 모내기까지 해야 할 일이 3분의 1은 줄어든 거 같아요.”

살갗이 따가울 정도의 땡볕이 내리쬐던 1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한 농지. 35년 차 농부 강병규(61) 씨가 ‘드르르릉~’ 시동 거는 소리와 함께 이앙기(농기계)를 작동시켰다. 880평 정도의 널찍한 논에 벼가 하나둘 심기더니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모내기가 마무리됐다.

담수된 논에 머리만 삐죽 내민 어린 벼(모)는 오와 열을 맞춰 자리를 잡았지만 다소 엉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모가 띄엄띄엄 식재돼 있었다. 일반적인 모 간격은 15cm 안팎이지만 강 씨네 논은 30cm로 곱절이나 차이를 보였다.

강 씨는 “창원시농업기술센터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벼 드문모심기 농가라서 이렇게 (모내기)작업을 한 것”이라며 “모판 자체가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인력과 비용 절감에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벼 드문모심기는 농지 평당(3.3㎡) 이앙 주 수를 기존 80주에서 37~60주 수준으로 25~60% 감축하는 기술이다. 이날 강 씨가 사용한 모판은 40판 미만, 관례적인 방식으로 모를 심었다면 80판 정도를 사용해야 한다. 덕분에 이앙기에 모판을 옮겨 싣는 보조 작업자 역시 한결 편안한 모습이었다.

강 씨는 “모판 자체를 적게 쓰면 되니까 배양토를 뿌리고 파종하는 육묘 작업부터 수월했다”며 “벌이의 60% 정도가 자재비랑 인건비로 나가는데, 드문모심기 덕에 지출을 줄일 수 있게 돼 올해는 기대가 크다”며 웃어 보였다.
1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한 논에서 농부 강병규(61) 씨가 이앙기를 몰며 드문모심기 작업을 하고 있다. 강대한 기자

농촌 인력난과 농자재 가격 상승으로 농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생산비와 노동력을 줄일 수 있는 ‘벼 드문모심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보다 적은 모를 심어도 수확량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남 창원시도 시범사업에 돌입하며 효과 검증에 나섰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 등에 따르면 2024년 통계청 기준 우리나라 농업·농촌은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여파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46.8%에 달한다. 농촌 현장에서는 만성적인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어 노동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술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벼 재배 기술로 ‘드문모심기’가 꼽힌다. 드문모심기는 관행 재배 방식인 모 10본을 촘촘히 심는 게 아닌, 모 3~5본을 듬성듬성 심는 방법이다. 이는 물리적으로 노동력을 줄이면서 통풍도 원활해 잎집무늬마름병 등 병충해 예방에도 탁월하고 대가 튼튼해져 도복 피해에도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전북농업기술원 연구 결과 드문모심기를 통해 농가 재료비와 육묘·이앙 노동력이 최대 50~67%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왔다. 게다가 수확량에서도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식 주 수나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지만 수확량이 같거나 최대 5~6% 줄어드는 수준이다. 벼 사이 간격이 넓은 게 오히려 태양광·토양양분을 많이 흡수해 ‘분얼’(줄기가 늘어나는 현상)을 촉진하며 이삭이 풍성하게 열리는 것이다.

창원시농업기술센터는 올해 강 씨 농가 등 약 10ha 규모 농지에 드문모심기 기술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평당 37·50·60·80의 재식주수별 시범포를 운영해 지역 적합성도 검증한 뒤 농가에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는 “벼 드문모심기 기술은 농촌의일손 부족과 농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가에 생산비를 낮추고 효율을 높이는 확실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일반적인 모심기가 이뤄진 논 모습. 창원시가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드문모심기 논과 달리 모가 촘촘하게 심겨 있다. 강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