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실장, 국가 AI전략 '프로젝트 트리니티' 제시
"AIDC는 비수도권이 유리"…향후 입지 선정 논의 주목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 AI를 묶는 '프로젝트 트리니티' 구상을 공개하면서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AIDC)는 비수도권에 들어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혀 향후 AI 인프라 입지 전략을 둘러싼 논의가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김 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프로젝트 트리니티: AI 시대의 산업 삼각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한국의 AI 산업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김 실장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AI 시대 핵심 3대 축으로 제시하며 "세 단계 중 하나라도 비면 가치사슬은 완성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 전력 인프라, 첨단 제조를 한꺼번에 갖춘 흔치 않은 나라"라며 "이 셋이 맞물리면 한국은 단순히 부품을 대주는 나라가 아니라 AI 공급망 전체를 떠받치는 거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이 제시한 프로젝트 트리니티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각각 육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순환 구조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데이터센터가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반도체가 이를 구동하며,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에서 활용한 뒤 다시 현장 데이터가 데이터센터로 돌아와 AI를 고도화하는 국가 단위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김 실장은 AI 데이터센터 입지와 관련해 비수도권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AIDC 투자의 가장 큰 발목은 돈이 아니라 전력"이라며 "기가와트(GW)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국가 경쟁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AIDC는 전력이 남거나 발전 설비와 가까운 비수도권에 들어서는 것이 유리하다"며 "발전지 인근에 대규모 소비처가 생기면 멀리 송전할 전력을 현지에서 사용하게 돼 송전망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형 AIDC라는 확실한 수요는 해당 지역의 발전·송배전 투자를 끌어오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며 "비수도권에 들어설수록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에 첨단산업 기반을 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DC는 생성형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초대형 연산시설로 수만 개의 GPU와 서버가 집적되는 차세대 핵심 인프라다. 최근 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세계 각국은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막대한 전력 수요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대형 AI 데이터센터는 원전 1기에 맞먹는 전력을 소비하는 사례도 있어 전력 확보가 입지 선정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김 실장의 발언은 향후 정부의 AI 인프라 구축 방향과 맞물려 적지 않은 논의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 주요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 시설 상당수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전력 인프라와 국가균형발전을 고려한 비수도권 중심 전략에 무게를 둘 경우 지역 간 유치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도권에서는 첨단산업 투자와 국가 핵심 인프라 배치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AI 데이터센터가 단순한 서버 시설을 넘어 반도체와 통신, 전력, 건설, 냉각설비 산업까지 연쇄적으로 끌어들이는 대규모 투자 사업이라는 점에서 입지 선정이 향후 산업정책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탈리아(로마)=이성훈 기자 lllk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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