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내일 개막인데 이게 무슨 일?…월드컵 축제 뒤 가려진 ‘그림자’

이랑 2026. 6. 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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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축제죠.

북중미 월드컵이 한국 시각 내일 새벽 드디어 개막합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일부에선 월드컵이 내세우는 연대와 다양성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월드 이슈 이랑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 새롭게 적용되는 것이 많죠?

[기자]

네, 이번 월드컵은 여러모로 처음 도입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우선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 이렇게 세 나라가 공동으로 개최합니다.

그래서 개최 도시가 캐나다 밴쿠버부터 멕시코 멕시코시티까지 북중미 대륙 전반에 퍼져있는 게 특징인데요.

이번 월드컵부터 본선 무대에 오르는 참가국도 대폭 늘었습니다.

서른두개국에서 마흔여덟 개국이 됐고요.

참가국이 늘어난 만큼 전체 경기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관람객 수도 경기 수와 비례해 증가할지에 대해선 벌써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장-밥티스트 르두크/프랑스 축구 팬 협회 회원 : "불행히도 전 보러 가지 않을 겁니다. 알다시피 푯값 문제와 관련해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앵커]

경기가 증가해서 직관하러 가는 팬들도 늘 것 같은데, 푯값 때문에 포기한다는 건가요?

[기자]

네, 바로 비싸도 너무 비싼 푯값 때문입니다.

돈 없으면 안방에서만 보라는 거냐 월드컵 경기전부터 이런 비난의 목소리가 컸었는데, 근거 없는 비난이 아니었습니다.

[라마단 아사니/뉴욕 주민 : "가격이 미쳤어요. 유럽에선 싸게 더 나은 경기와 월드컵을 볼 수 있어요."]

최근 뉴저지주와 뉴욕주 검찰은 국제축구연맹 FIFA의 불공정한 월드컵 티켓 판매에 대해 전격 공동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문제는 FIFA가 이번 월드컵에 도입한 새 제도에서 시작됐는데요.

바로 다이내믹 프라이싱 제도, 수요와 잔여 좌석에 따라 실시간으로 푯값이 변동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월드컵 개막 전부터 인기 있는 대표팀의 주요 경기 티켓 가격이 수십 배로 치솟기도 했는데요.

결승전 제일 좋은 구역 푯값의 경우 우리 돈 천6백만 원이 넘습니다.

뉴욕과 뉴저지주 검찰은 FIFA가 수요를 인위적으로 부풀려 가격을 올리기 위한 작업을 했는지, 좌석 위치로 팬들을 기만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오분츠 일마즈/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 조교수 : "FIFA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추진했던 공격적인 가격 책정 전략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을 수 있습니다. 재판매 시장에서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시는 월드컵 개최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자며 뉴욕의 상징 센트럴 공원에서 월드컵 결승전 무료 관람을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모두의 축제'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미 연방정부의 깐깐한 비자 발급 심사라는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앵커]

트럼프 행정부의 강화된 입국 정책이 문제가 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아프리카 유명 축구 심판이 미국의 입국 거부로 고국으로 돌아가는 일이 있었는데요.

소말리아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주심으로 선발된 오마르 아르탄 심판입니다.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 심판 : "지금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저를 계속 응원해 주신 FIFA와 소말리아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애써 괜찮다고 말했지만, 아르탄 심판은 유효한 비자와 대회용 외교 여권을 소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습니다.

현재 소말리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여행 금지·제한 대상국 중 하나입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은 "신원 조회와 안보 우려"를 입국 거부 이유로 들었는데요.

아르탄 심판은 공항에서 11시간 넘는 면담 끝에 결국 강제 귀국 조처됐습니다.

[앵커]

그럼 다른 관계자들은 문제없이 입국했나요?

[기자]

대부분 문제없이 들어왔지만 딱 한 팀, 문제가 생겼습니다.

미국·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이란 대표팀입니다.

사실상 미국의 거부로 미국에서 멕시코로 베이스캠프를 옮겨야 했는데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멕시코 대통령 : "미국은 이란팀이 숙박하는 걸 원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세 경기나 뛰어야 합니다. 이란팀이 우리에게 '멕시코에서 지낼 수 있나요?'라고 물었어요."]

현재 이란팀은 멕시코 티후아나에 머물고 있는데, 하필 조별 리그 세 경기 모두 미국 LA 등에서 진행됩니다.

그래서 경기 당일에만 미국 땅을 밟고 당일 바로 멕시코로 퇴거해야 하는 피곤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란 팬들도 최근 충격에 빠졌는데요.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 FIFA가 이란 축구 팬들을 위해 할당했던 표를 전면 취소한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티켓 제공이 중단된 건 미 당국의 금융 제재가 작동했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 축구협회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사태는 "국제 대회 정신과 참가국 간 평등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수개월 전부터 합법적인 절차로 티켓 예매하고 원정 응원을 준비했던 이란 본국 팬들이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국제 정세, 자본주의라는 경기장 밖의 문제가 월드컵 경기장 안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최정현 박혜민/자료조사:전가영/그래픽제작: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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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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