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만원 보상 꼴".. 쿠팡 과징금 논란 확산
3700만명 정보유출에도 과징금 논란 커져
6200억, 역대 최대 속 '면죄부 수준' 비판
개인정보 유출 파장 속 책임 강화 요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1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및 무단 수집 행위에 대해 6246억여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도 별도 제재가 내려졌다. 그러나 쿠팡의 연매출이 약 45조 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과징금은 매출 대비 1%대에 그친다. 피해 규모를 환산하면 이용자 1인당 약 1만6000 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집단소송법제정연대와 안전한쿠팡만들기공동행동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유출 규모와 성격에 있다. 이름과 연락처, 주소, 주문 내역은 물론 공동현관 비밀번호와 같은 민감 정보까지 포함됐다.
여기에 더해 외부 웹과 앱 이용 기록까지 광범위하게 수집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노동자 건강 정보와 언론인 명단까지 활용된 사실은 기업의 정보 관리 윤리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사건의 원인이 외부 공격이 아닌 내부 통제 실패라는 점도 비판을 키우는 대목이다. 퇴사자 관리 부실로 비롯된 사고임에도 기업은 5000 원 쿠폰 지급에 그치는 보상책을 내놓으며 책임을 축소하려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나아가 해외 정치권과의 접촉을 통해 규제 부담을 낮추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징금 산정 기준 공개와 분쟁조정 절차의 조속한 재개를 요구했다. 아울러 쿠팡이 행정처분에 불복하며 소송으로 시간을 끄는 전략을 중단하고,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필요하게 축적된 개인정보의 즉각적인 파기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됐다.
이번 사태는 플랫폼 기업 전반에 대한 규제 공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 정보 수집과 활용 과정에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집단소송제 도입과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요구가 힘을 얻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제재 수준으로는 대형 플랫폼의 위법 행위를 억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과징금이 기업 비용의 일부로 인식되는 구조에서는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용자 피해 구제 역시 개별 대응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개인정보 보호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라며 "기업의 책임 강화와 제도적 보완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대규모 정보 유출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