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도 방해한 잠실 시위대…체육회 측 “이미 늦었지만 공권력 투입돼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하며 잠실 개표소가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봉쇄 중인 시위대가 11일 대한체육회 측의 현장 기자회견을 방해하며 소란을 피웠다. 지난 5일 시위 시작 이후 경기장 내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체육회 측은 공권력을 투입해 달라고 호소했다.
경기장 안에 사무실을 둔 대한체육회 소속 12개 종목 단체 연합회는 이날 오전 9시20분쯤 예고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위대의 방해로 5분여 만에 급하게 마무리했다. 기자회견 시작 전부터 모인 시위대는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쳤고, 기자회견 참가자들을 향해 “마스크 벗으라” “선거관리위원회를 가야지 왜 여길 오냐”라고 고성을 질렀다. 연합회에 따르면 시위대가 마이크 전원선을 무단으로 뽑으며 마이크를 사용하지 못했다.
경찰관들이 상황 관리에 나섰지만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란을 이어갔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취재진을 따라다니며 욕설을 했다.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특정 언론사를 지목하며 위협적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합회는 오전 10시에 별도의 장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자회견 때 못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연합회 한 관계자는 “전국에 있는 일반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다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빨리 해결해달라”고 밝혔다. 종목별로 국제대회 준비와 자격증 시험 준비, 인건비 지급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공권력 행사가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연합회 다른 관계자는 “이미 공권력 투입 자체가 늦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결국 공권력이 투입돼야 저희가 일터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시위대가) 모든 문과 창문까지 다 막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위대를 뚫지 않으면 사무실에 들어갈 방법이 없다고 했다.
연합회 또 다른 관계자는 “저희가 데모 이런 걸 안 해봐서 시위를 모른다”며 “저분들(시위대)에게 우리가 이렇게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안이 벙벙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왜 이런 상황에서 일을 해야 하나”라며 “이런 법이 한국에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효빈 기자 bee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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