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전문가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참사, 성수대교 사고와 유사"

김석희 기자·연합뉴스 2026. 6. 11. 14:5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접합부 불량 용접이 부른 참혹한 인명 피해
틈새 철근 땜질과 무자격 작업자 투입 정황
설계 오류 아닌 기초 시공 무시한 명백 인재
광주대표도서관 사고 현장. 연합뉴스

노동자 4명이 숨진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의 원인과 발생 과정이 32명의 목숨을 앗아간 성수대교 붕괴 사고와 유사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은 11일 "구조물의 용도나 형태는 서로 다를지 몰라도 붕괴 사고의 시작점은 부실하게 용접이 이뤄진 연결부라는 점에서 상당히 비슷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현장을 둘러봤던 송 이사장은 최근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조사 보고서를 검토·분석한 뒤 이러한 의견을 전했다.

뼈대 연결부 결함이 낳은 참사
그는 "광주대표도서관은 건물을 짓는 공사이지만, 트러스(철제 뼈대)를 현장으로 가져와 다른 구조물에 용접한 뒤 연결하기 때문에 교량을 만드는 공사와 비슷하다"며 "구조물과 구조물을 연결한 접합부가 전체 하중을 상당수 지탱한다는 점에서도 구조적 유사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조사 결과에서 광주대표도서관 붕괴는 용접이 이뤄져야 할 곳을 아예 용접하지 않았고, 거대한 구조물 사이 빈틈을 철근으로 메운 뒤 용접하는 비정상적 시공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지적됐다.

특히 구조물에 작용한 하중은 설계 기준의 35.5% 수준에 불과해 설계 오류보다는 접합부 시공 불량이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성수대교 역시 교량 상판을 떠받치는 철제 뼈대 연결부의 용접 두께가 기준인 10㎜에 미치지 못하는 8㎜ 수준으로 부실 시공됐고, 하중이 누적되면서 균열이 발생한 뒤 상판 48m 구간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다.

상식을 벗어난 시공과 불량 작업
송 이사장은 "설계상 잘못된 점이 있었다면 무너진 구조물의 절단면이 두부 썰리듯 반듯하게 잘릴 수 없다"며 "기초적인 시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인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명기 한국건설품질기술사회 부회장도 부실시공에서 비롯된 연결부 결함이 구조물 전체의 붕괴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두 사고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조사 보고서를 전달받아 검토한 최 부회장은 "광주대표도서관과 성수대교 사고 모두 구조물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구조물을 연결하는 접합부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며 "이 결함에서 구조물의 전체 붕괴로 확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다만 "광주대표도서관은 시공하는 과정에서 붕괴 사고가 났고, 성수대교는 준공 이후 오랜 기간 사용·관리하는 과정에서 무너졌다는 차이가 있다"며 "대표도서관의 붕괴하기까지의 시간이 더 짧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표도서관의 시공 불량이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반복되는 건설 현장의 인재
사고 발생 이후 5개월간 조사를 한 연구원은 광주대표도서관의 붕괴 원인으로 접합부 용접 불량을 지목했다.

조사를 통해 구조물 사이 빈틈을 철근으로 메운 뒤 용접한 흔적과 용접이 이뤄져야 할 부위가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고, 무자격 용접공이 작업에 참여하거나 일부 공정에서 불법 재하도급이 이뤄진 정황도 발견했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는 1994년 10월 21일 10∼11번 교각 사이 120m 상판 중 48m가 통째로 한강에 내려앉으면서 발생했고, 교각 위를 달리던 시내버스·차량 등 6대가 추락해 32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