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안미경중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국익 중심 새 외교노선 제시

이탈리아(로마)=이성훈 기자 2026. 6. 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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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탈리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추진
AI·우주·에너지 협력 확대…전작권 환수·개헌 필요성도 언급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0일(현지시간)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환영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이탈리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이탈리아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기존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경제는 중국)' 외교 노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선언하고 국익 중심의 새로운 실용외교 방향을 제시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공개된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국빈방문이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미래세대를 위한 공동번영의 토대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정상들과 회담을 가진 직후 나왔다. G7 국가이자 EU 핵심 회원국인 이탈리아와의 관계를 격상함으로써 한국의 유럽 외교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우주, 에너지 전환 등 미래산업 분야 협력을 위해 '전략적 행동계획 2026~2030'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 개발협력 등 글로벌 현안 대응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아프리카 공동 개발을 위한 한·이탈리아 개발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외교 노선에 대한 언급이다.

이 대통령은 "오랫동안 한국 외교정책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공식으로 설명돼 왔다"면서도 "국제 지정학적 변화를 고려할 때 이러한 이분법적 접근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에서 단순히 균형을 잡기보다 경쟁과 협력의 역학관계, 새롭게 부상하는 도전과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국익에 기반한 새로운 접근법을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안미경중 틀을 넘어 공급망과 첨단기술, 안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새로운 외교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공급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행위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의 산업 경쟁력과 첨단기술 역량이 진화하면서 양국 간 경쟁이 심화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가장 진보된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우리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미국과의 첨단산업 협력을 확대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 관계 역시 유지하는 실용외교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보 분야에서는 한미동맹을 한국 외교의 기본 축으로 규정하면서도 자율적 안보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의 동맹은 한국 외교정책의 근본적 기둥"이라며 "자율적 역량이란 동맹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국방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동맹에 기대하는 방향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정치 현안인 개헌 문제에 대해서도 "비상계엄 사태는 대통령 권한의 자의적 행사를 제어할 적절한 장치가 부족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시대 현실을 반영한 헌법 개정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이어 13일에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회담을 갖고 경제·산업 협력 확대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탈리아(로마)=이성훈 기자

이탈리아(로마)=이성훈 기자 lllk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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