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던져야 돼?’ 코리안 빅리거 새 역사 쓰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약점이 없다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이정후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MLB 워싱턴과의 홈 경기에서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전날 17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추신수(현 SSG 보좌역), 김하성(애틀랜타)을 넘어 한국인 빅리거 최장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을 세웠던 이정후는 자신의 기록을 한 경기 더 경신했다.
이날 활약으로 타율 0.335에서 0.338(234타수 79안타)까지 끌어올리면서 MLB 타율 전체 2위를 유지했다. 1위 오토 로페스(마이애미)와의 격차는 0.004다. 아울러 리그 최다 안타 부문에에서는 공동 4위(79개)에 이름을 올렸다.
휘문고를 졸업한 뒤 2017년 넥센(현 키움)에 지명돼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한 이정후는 2023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에 도전했다.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의 조건에 도장을 찍고 메이저리거로서의 활약을 이어나갔다.
첫 시즌인 2024시즌에는 어깨 부상 여파로 37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정후는 지난해에는 풀타임을 뛰었지만 150경기 타율 0.266 등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앞서 두 시즌 동안 적응기를 거친 이정후는 올 시즌에는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 상대 투수가 공략하기 힘든 타자가 됐다.
MLB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는 구종을 가리지 않고 치고 있다. 직구 타율은 0.405, 장타율은 0.608로 상대 투수의 힘에 밀리지 않는다.
변화구 역시 이정후에게 통하지 않는다. 슬라이더 타율은 직구보다 더 높은 0.424에 해당한다. 스위퍼 역시 타율 0.333 장타율 0.667에 달하며 헛스윙률(Whiff%)은 6.5%다. 상대 투수가 체인지업을 던져도 타율 0.353으로 정타로 연결한다.
그나마 이정후가 공략 못하는 구종은 싱커와 커브, 커터 정도다. 이정후의 싱커에 대한 타율은 0.217이지만 타구의 질을 바탕으로 계산한 기대타율(xBA)은 0.283이다. 커브 역시 1할대(0.190)를 기록 중이지만 하드힛(Hard Hit) 비율은 50%로 절반은 강한 타구로 날려 보냈다. 이 구종들 역시 시간이 지나면 더 공략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있다.
이정후는 힘으로 치는 파워 히터의 유형이 아니다. 대신 투수들이 힘으로 윽박지르거나, 변화구로 유인해도 모두 통하지 않다 보니 어려운 타자가 됐다. 그의 강점인 컨택트 능력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배트 스피드 자체는 리그 하위권이지만 정타 확률(Squared-Up)이 98%로 상위 2%에 포함될 정도다. 투수의 공을 완벽하게 때려낸다는 뜻이다. 게다가 헛스윙 비율이 리그 최하위 수준으로 적다. 또한 발사각 측면에서 안타가 잘 되는 최적의 각도로 공을 띄우는 능력도 상위권에 해당한다.
이정후는 5경기 연속 안타를 친 지난달 19일 애리조나전에서 허리 근육통에 시달리며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 휴식 기간 동안 트라젝트 아크(Trajekt Arc)라는 최첨단 피칭 머신을 활용해 공만 보고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판별하는 훈련에 집중했다. 덕분에 선구안을 기를 수 있었고 체력이 안배되면서 타격감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팀에서도 찬사가 쏟아진다. 샌프란시스코 내야수 브라이스 엘드리지는 “지금 이정후는 세계 최고의 타자다. 그걸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바이텔로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MLB와 미국 생활, 팀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이제 이정후는 꿀맛 같은 휴식을 맞이한다. 지난달 30일부터 13경기 연속으로 경기를 치른 샌프란시스코는 12일 휴식일을 가지게 됐다. 이정후는 13일부터 컵스와 홈 3연전에서 다시 타격감을 이어간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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