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축구·교체 후 굼벵이 퇴장 더는 안 통한다···FIFA, 월드컵 규정 대폭 손질
시간 못 지키면 상대팀으로 볼 소유 넘어가
부상으로 의료진 등 경기장 안에 투입됐을땐
치료한 뒤 경기장 밖에서 1분 대기 후 투입 가능

2026 북중미 월드컵은 경기 수 확대뿐 아니라 규정 측면에서도 역대 가장 큰 변화를 맞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 시간 끌기를 줄이고 판정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11개 신규 규정을 도입했다. 상당수 규정은 월드컵 이후 각국 프로리그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경기 지연 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다.
골킥과 스로인 상황에서 선수가 고의로 시간을 끌 경우 심판은 5초 카운트다운을 시작할 수 있다. 제한 시간 안에 경기를 재개하지 않으면 골킥은 상대 코너킥으로, 스로인은 상대 팀 소유권으로 바뀐다. 기존에는 경고 외에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었지만, FIFA는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직접적인 불이익이 더 강력한 억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체 규정도 강화됐다. 교체되는 선수는 가장 가까운 지점으로 10초 안에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교체 투입 예정 선수는 최소 1분 동안 경기장에 들어올 수 없고 해당 팀은 일시적으로 10명이 뛰어야 한다. 지난달 일본과 아이슬란드의 평가전에서는 아이슬란드 선수가 늦게 퇴장하면서 약 2분 동안 수적 열세를 겪었고, 그 사이 일본의 결승골이 터지기도 했다.
부상 치료 규정도 바뀐다. 의료진이 경기장에 들어와 치료를 실시한 선수는 기본적으로 1분 동안 경기장 밖에 머물러야 한다. 기존 일부 리그에서 적용되던 30초 규정보다 강화된 조치다. 다만 골키퍼 부상, 같은 팀 선수끼리 충돌, 뇌진탕 등 중상, 상대 선수의 퇴장이나 경고를 유발한 반칙, 페널티킥 키커가 부상당한 경우 등은 예외로 인정된다.
최근 논란이 됐던 이른바 ‘골키퍼 전술 타임아웃’도 사실상 제한된다. 일부 팀들은 골키퍼가 고의로 부상 신호를 보내면 선수들이 벤치 앞으로 모여 전술 지시를 받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 FIFA는 월드컵 기간 골키퍼 치료 상황에서 선수들의 벤치 접근을 막기로 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디오판독(VAR)의 권한도 확대된다. 이번 대회부터 VAR은 코너킥 판정의 정확성까지 확인할 수 있다. 공이 누구에게 맞고 나갔는지 확인해 잘못 선언된 코너킥을 바로잡을 수 있다.
또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선수의 두 번째 경고 상황도 VAR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 명백한 오심으로 판단되면 퇴장 조치를 취소할 수 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이 인플레이되기 전 발생한 공격 측 반칙도 VAR 검토 대상이다. 만약 해당 반칙이 골이나 페널티킥, 징계 상황으로 이어졌다면 심판은 이를 취소할 수 있다.
오인 판정 수정 범위도 넓어졌다. 잘못된 선수가 경고나 퇴장을 받은 경우 VAR을 통해 정정이 가능하다.
선수 행동에 대한 규정 역시 강화됐다.
대립 상황에서 입을 가리고 상대 선수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행위는 퇴장 사유가 될 수 있다. FIFA는 입을 가리는 행동 자체보다 혐오 표현이나 비신사적 언행을 숨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점에 주목했다.
심판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을 이탈하는 행위도 퇴장 대상이다. 이는 올해 아프리카축구선수권대회(AFCON) 결승전에서 발생한 집단 항의 사태 이후 도입된 규정이다.
FIFA 심판위원장 피에를루이지 콜리나는 “목표는 처벌이 아니라 선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경기 흐름을 살리고 판정 오류를 최소화하는 것이 이번 개정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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