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중국 연계 여론공작 세력 적발…“시진핑은 빼라” 지시도

김영호 기자 2026. 6. 1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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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제공
중국 배후의 여론공작 세력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여론을 조작하려다 적발됐다. 이들은 AI 데이터센터가 일반 가정의 전기요금을 올린다고 선동하거나 AI로 제작한 정치 풍자 만화를 게시했다.

10일(현지 시간) 오픈AI는 ‘2026년 6월 위협 보고서’를 내고 챗GPT를 악용해 미국 내 여론조작에 나선 중국 연계 추정 계정 조직 2곳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활동했다. 중국 내 챗GPT 접속은 차단돼 있으나,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미국인 행세를 하며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작성했다. 실제로 이들은 미국 유학생, 노동자, 투자자, 심지어 학부모까지 다양한 신분으로 위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 정치 풍자 만들며 “시진핑은 빼 줘”

SNS에 “AI는 공짜 혁명이 아니라 비용의 이전일 뿐이다”라고 주장하는 한 계정. 오픈AI 제공
한 조직은 AI 데이터센터 건립이 일반 가정의 전기 요금 인상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담은 댓글과 이미지를 생성해 유포했다. 특히 여러 SNS 플랫폼에 자동으로 로그인하고 반응을 남기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그런가하면 AI가 아닌 일반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페르소나’ 보고서까지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이들이 중국 지방 정부의 의뢰를 받아 활동하는 민간 기술 기업 소속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조직은 미국의 관세를 비판하는 댓글과 정치 풍자 만화를 대량 생산했다. 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2025년 10월 무렵에 집중적으로 활동했다.

이들이 제작한 이미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딛고 선 사다리를 스스로 톱질하는 모습을 담은 AI 만화 등이다. 이들은 만화를 생성할 때마다 “시진핑은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정적인 단서는 중국 간체자로 작성된 명령어(프롬프트)였다. 이들은 자신들을 ‘수군(水軍)’이라고 지칭했는데, 보고서는 이를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성하거나 비판 활동을 수행하는 온라인 계정을 의미하는 중국 내 은어라고 설명했다.

● 실질적인 영향력은 ‘최하위’ 수준

문제의 조직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치 풍자 만화. 모두 시진핑은 없다. 오픈AI 제공
미국 내 데이터센터 구축을 둘러싼 논쟁에 외국 세력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TV 프로그램 ‘샤크탱크’로 이름을 알린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는 미국 유타주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세력 중 일부가 중국공산당과 연계되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실제 당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거센 반발에 부딪혀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번 공작은 실질적인 영향력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AI는 해당 게시물들이 실제 사용자들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으며, 유의미하게 확산된 증거가 없다고 평가했다.오픈AI 수석 조사관 벤 니모는 “이들의 시도가 성공했다는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 AI를 폄하하기 위해 미국 AI 기술을 이용해 공작을 벌였다는 점은 매우 역설적”이라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주미중국대사관은 “중국을 향한 근거 없는 공격이나 비방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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