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밖으로 번진 ‘부동산 불장’…집값 끌어올리는 ‘준서울’

오유진 기자 2026. 6. 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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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구리·수지·동탄 평균 7% 상승…매수 수요 경기로 확산
GTX·반세권에 2030 몰려…대출 의존도·추가 규제는 변수

(시사저널=오유진 기자)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광명시, 구리시와 반도체세권으로 불리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화성시 동탄구 등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동탄역 일대 모습 ⓒ 연합뉴스

경기도 광명, 구리,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수지구 등 이른바 경기도 핵심 지역의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광명과 구리는 서울 접근성, 동탄과 수지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배후 수요에 따른 이른바 '반세권(반도체+역세권)' 프리미엄이 부각되면서 내 집 마련 수요가 서울 외곽에서 경기 핵심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광명·구리시,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수지구의 집값 상승세는 상당수 서울 핵심 지역들을 뛰어넘고 있다. 이달 1일 기준 이들 4개 지역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7% 수준으로,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상승률(3.93%)의 두 배에 가깝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해도 집값이 하락하거나 보합권에 머물렀던 지역들이지만, 올해 들어 서울에 집중됐던 매수세가 경기 핵심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상승폭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이들 지역이 서울 웬만한 자치구보다 주목받는 이유는 서울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준서울'이라고 불리며 일부 지역은 서울 외곽 자치구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광역급행철도(GTX), 신안산선·지하철 연장 등 향후 교통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신축 아파트 비중이 높아 주거 만족도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을 원하는 2030세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중 올해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용인시 수지구다. 수지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돼 현재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그러나 서울 규제지역과 비교해 15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높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통근버스 노선이 형성돼 있어 반도체 산업 종사자들의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명은 네 지역 가운데 서울과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지역으로, 오는 2028년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여의도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9300가구에 달하면서 집값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 입주 물량이 1000가구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명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철산자이더헤리티지 전용 84㎡는 지난 4월 17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1년 전(13억원)보다 4억원 이상 뛰었다. 인근의 철산푸르지오하늘채 전용 84㎡ 역시 지난 3일 14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비규제 프리미엄에 수요 집중…동탄 국평 20억원 돌파

구리와 동탄은 아직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주요 부동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대표적인 비규제 지역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까지 적용받을 수 있고, 갭투자도 가능해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들 지역이 조만간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정 전 '막차 매수지'로 꼽는다.

이 같은 분위기에 구리는 올해 경기도에서 거래량이 가장 크게 늘어났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1~4월 구리시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했다. 지하철 8호선으로 잠실까지 한번에 이동할 수 있는 데다 GTX-B 추가 정차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교통·서울 접근성이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동안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동탄은 최근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기준 실거래가가 20억원을 돌파하면서 서울 성동구 등 주요 지역과도 맞먹는 가격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탄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달 20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며, 인근 동탄역예미지시그너스와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등도 잇따라 신고가를 기록하며 동탄역 일대 단지들이 빠르게 '키 맞추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이들 지역의 상승세가 상당 부분 대출에 기대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집값 상승기에는 대출이 상승 폭을 키우지만, 대출에 의존한 상승세일수록 정책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동탄 집합건물 대출지수(매매가 대비 근저당 설정금액 비율) 평균값은 71.55포인트에 달했다. 집합건물 매수자들이 집값의 70% 이상을 대출로 조달했다는 의미다. 광명(63.84)·구리(62.08)·수지(51.09) 역시 서울(49.01)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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