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도 못주고 있다" 체육단체 호소…잠실 개표소 시위대, 봉쇄 계속[르포]

김현재 2026. 6. 1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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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개표소 앞 봉쇄 시위 일주일째
사무실 못가 대회 준비 못하고 업무 마비
체육단체 직원들 출입 허용 호소 기자회견
시위대 마이크 선 뽑고, 직원들 향해 돌진도
체육단체 "공권력 투입해야"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권아인 수습기자] “시위는 존중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터도 존중해 주세요”,“우리들의 일터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11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1게이트 앞. 핸드볼경기장(NHN티켓링크 아레나) 입주 체육단체 직원 30여명이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모였다. 손팻말에는 ‘최소한의 일이라도 하게 해주세요’, ‘체육단체 직원들은 여러분의 적이 아닙니다’, ‘우리도 같은 시민입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7일 차인 11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직원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업무 정상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5일 잠실7동 제2투표소 내부에 있던 투표함 2개가 개표소인 핸드볼경기장으로 이송된 후 시위대는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 참정권 침해 및 선거관리위원회 규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경기장 8개 출입문을 모두 봉쇄하고 무단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빼돌릴지 모른다’는 음모론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시위대 단체 대화방을 중심으로 퍼진 탓이다.

자연히 경기장 내부에 사무실을 둔 체육단체 직원들의 업무는 마비됐다. 사무실 내부에 업무용 노트북과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등 업무를 위해 필요한 용품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시위대는 경기장 내 체육단체 직원들의 퇴근을 막고 소지품 검사까지 일삼았다. 일부 단체는 가산세 납부와 직원들의 월급 지급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자격시험 일정은 중단됐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 준비에도 차질이 생겼다.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1게이트 앞에서 한 중년 여성이 체육단체 직원들의 기자회견을 방해하다 경찰에 의해 제압되고 있다.(영상=권아인 수습기자)
체육단체는 지난 9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시위대와 출입 방안을 협의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체육단체 측은 출입시 시위 참가자 입회와 물품 검사, 최소 인원 출입까지 수용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촬영 여부 등에 이견이 있어 협상이 결렬됐다.

40여명의 시위대는 이날 체육단체 직원들의 기자회견장으로 집결했다. 시위대 단체 대화방에서는 ‘체육단체 직원들도 좌파다’, ‘노트북으로 전자개표 프로그래밍을 하려는 거 아니냐’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무분별하게 퍼졌다.

체육단체 직원들은 “우리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낼 권리, 집회의 자유를 존중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일할 권리가 있다”며 “우리의 일터를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내내 시위 참가자들은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쳤다. 한 중년 여성은 호소문을 읽는 체육단체 관계자들을 향해 돌진하다 경찰에 의해 제압돼 끌려나가기도 했다. 기자회견 도중 마이크가 꺼지는 일도 있었다. 시위 참가자 1명이 마이크가 연결된 앰프의 전원선을 뽑았기 때문이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7일 차인 11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직원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업무 정상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자, 체육단체 직원들은 자리를 옮겨 이날 오전 10시부터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대한펜싱협회 사무처장은 “오는 16일 출국하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이 사용할 장비가 사무실 창고에 묶여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참가비와 숙박비 납부도 지연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한우슈협회 사무처장은 “세금 납부는 물론 지도자·심판에 대한 수당 지급도 못하고 있다”며 조속한 출입 허가를 촉구했다.

체육단체 관계자들은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은 이미 지났다”며 공권력 투입을 촉구했다. 다만 현재 시위 참가자들을 상대로 업무방해 혐의 고소·고발 등 법적 대응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시위대와 협의를 통해 다시 경기장 출입을 시도할 예정이다.

김현재 (prese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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