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5월 9.3조원 폭증…은행, 고연봉자 신용대출 조인다
송요섭 기자 2026. 6. 11. 12:00
신용대출 한 달 새 3.4조원 증가
마이너스통장만 은행권서 2.6조원 늘어
금융위 "비상관리체계 가동"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한 달 새 9조3000억원 늘었다. 4월 증가액 3조5000억원의 2.7배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전월보다 둔화됐지만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을 끌어올렸다. 정부는 관리 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를 매주 점검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 자율관리 조치를 추진한다.
마이너스통장만 은행권서 2.6조원 늘어
금융위 "비상관리체계 가동"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한 달 새 9조3000억원 늘었다. 4월 증가액 3조5000억원의 2.7배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전월보다 둔화됐지만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을 끌어올렸다. 정부는 관리 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를 매주 점검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 자율관리 조치를 추진한다.
11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월간 증가폭이 가장 컸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1조2000억원 줄었다가 올해 1월 1조4000억원, 2월 2조9000억원, 3월 3조5000억원, 4월 3조5000억원 늘었다. 5월 들어 증가폭이 단숨에 9조원대로 뛰었다.
신용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키웠다. 5월 기타대출은 5조3000억원 증가했다. 4월 2조원 감소에서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기타대출 가운데 신용대출은 4월 9000억원 줄었다가 5월 3조4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기타대출만 보면 4월 6000억원 감소에서 5월 3조7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대출은 5월 2조60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은 개인의 대규모 주식투자와 5월 가정의 달 자금 수요가 맞물리면서 기타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 강세도 대출 증가의 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코스피는 반도체 경기 호황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6월 2일 8801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산운용사 주식형펀드는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과 신규 투자자금 유입이 겹치며 5월 58조8000억원 늘었다. 이 중 신규 투자자금 유입은 7조6000억원이었다. 증권사 투자자예탁금도 5월 6조8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5월 전 금융권에서 4조원 늘었다. 4월 증가액 5조5000억원보다 1조5000억원 줄었다. 다만 은행권 주담대는 4월 2조7000억원에서 5월 3조2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은행 자체 주담대는 4월 1조4000억원에서 5월 2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일반 주담대는 1조5000억원, 집단대출은 1조원 증가했다. 전세대출은 4000억원 줄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5월 2조3000억원 늘었다. 4월 증가액 1조4000억원보다 커졌다. 상호금융권 증가폭은 4월 2조1000억원에서 5월 7000억원으로 줄었지만 보험권은 9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는 6000억원, 저축은행은 2000억원 증가했다.
정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권 관리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금융위,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제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이 참석했다. 금융위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될 때까지 관리 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매주 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은행권은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신용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기존 차주의 상환을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개별 은행은 자체 관리 목표와 영업 전략을 고려해 세부 시행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주택담보대출도 안심하기 어렵다는 게 당국 판단이다. 5월 주담대 증가폭은 전월보다 줄었지만 최근 수도권 중저가 주택 거래가 늘고 기존 분양 물량의 중도금 납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지난달 9일 종료되면서 시장에 나온 매물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주담대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은 가계대출 추가약정 위반 사례도 공개했다. 올해 1분기 은행권에서 적발된 추가약정 위반은 1174건이었다. 추가주택 구입금지 약정 위반이 1106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존 주택 처분 약정 위반은 56건, 전입 약정 위반은 12건이었다.
추가약정은 차주가 주택 관련 대출을 받을 때 금융회사와 맺는 별도 약속이다. 1주택자가 규제지역 주택 구입 목적으로 주담대를 받으면 일정 기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생활안정자금 대출이나 고액 신용대출,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는 추가 주택 구입이 제한될 수 있다. 무주택자가 규제지역 주택 구입용 주담대를 받으면 일정 기간 안에 해당 주택에 전입해야 한다.
약정을 어기면 대출 회수 조치가 이뤄진다. 약정 위반 사실은 신용정보원에 등록되고 차주는 향후 3년간 전 금융권에서 주택 관련 대출을 받을 수 없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와 함께 약정 위반 여부를 상시 점검하고 대출 회수 등 사후 조치가 빠짐없이 이뤄지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5월 은행 기업대출도 10조6000억원 늘었다. 4월 증가액 10조7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소기업대출은 5조4000억원, 대기업대출은 5조2000억원 증가했다. 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발행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한 영향이 컸다. 회사채는 5월 1조1000억원 순상환됐다.
은행 수신은 5월 48조8000억원 증가했다. 4월 6조8000억원 감소에서 큰 폭 증가로 전환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32조8000억원, 정기예금은 15조8000억원 늘었다. 은행들이 대출 재원 마련과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해 법인자금 유치에 나선 영향이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86조4000억원 늘었다.
시장금리도 올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월 말 3.60%에서 6월 10일 3.88%로 0.28%포인트(p) 상승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92%에서 4.27%로 0.35%p 올랐다. 국내외 인플레이션 우려와 통화정책 기대 변화가 채권금리를 끌어올렸다. 금리 상승은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금은 관계기관과 전 금융권이 전력을 다해 가계부채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일관되고 확고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준비된 추가 대책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하겠다"고 했다.
송요섭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MTN 머니투데이방송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