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 시세 20만원 선 붕괴..미국·이란 긴장 고조되자 ‘급락’ 역설
이자 없는 금 매력 반감에 중국·인도 매입 수요 둔화 영향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국내 금 시세가 6개월 만에 1g당 20만 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KRX금시장에서 금(99.99%)은 전장 대비 3.54% 하락한 1g당 19만 8천120원을 기록했다.
1g당 20만 원 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해 12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앞서 1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 역시 전장보다 3.6% 내린 온스당 4,133.3달러에 마감했다.
통상 지정학적 리스크는 금값 상승 요인이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났다.
중동발 긴장이 국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이 반감된 것이다.
국내 금값은 연초 1g당 26만 9천810원까지 치솟으며 고공 행진했으나 은 선물 증거금 인상 등을 계기로 지난 2월 초 귀금속 전반이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며 약세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금 가격을 지탱하던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가 사라지고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 속도까지 둔화하면서 하락세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금 관련 ETF도 일제히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ACE KRX금현물' ETF는 올해 1월 말(3만 5천440원)보다 21.98% 낮은 2만 7천650원에 거래됐다. 'SOL 국제금' ETF 역시 같은 기간 1만 5천770원에서 1만 3천220원으로 16.1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인민은행의 매입 축소와 인도 정부의 수입관세 인상 등 금 수요 자체가 감소하면서 하락세가 지속됐다"며 "간밤 미·이란 이슈에 집중하며 매물이 확대돼 국제 금 시세가 3% 넘게 하락했고, 은과 플래티넘도 1∼2%대 낙폭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값 약세와 함께 이날 뉴욕증시도 중동 긴장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7% 내린 4만 9918.78이며, S&P500과 나스닥 지수도 각각 1.62%, 1.98% 하락세를 보였다.
정진명 기자 jeans20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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