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구진 “의약품 부족 사태, 재고 확충보다 ‘오답노트’ 만들어야”
경험많은 공장 회복 기간 21.5% 단축
![의약품 부족 복구의 학습효과. [고려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1/mk/20260611113305329lpsn.jpg)
이현석·노인준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5~2020년 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의약품 부족 사례 4741건과 136개 완제의약품(FDF) 생산공장 데이터를 연계 분석한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과거에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한 경험이 많은 공장일수록 이후 유사한 위기 발생 시 공급 정상화 속도가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부족 기록과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해 연구를 진행했고, 경영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인 ‘매니지먼트 사이언스(Management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제조 지연·품질 문제 등 내부 요인에서 비롯된 공급 부족의 경우 경험에서 비롯된 해결 속도가 빨라졌다. 내부 원인의 부족 사태 해결 경험이 풍부한 공장은 그렇지 않은 공장보다 공급 회복 기간이 평균 21.5%(약 36.4일) 짧았다. 연구팀은 “제약공장이 과거 공급 차질의 원인과 대응 과정을 ‘오답 노트’처럼 축적할수록 다음 위기에서 더 빨리 정상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험의 ‘양’ 못지않게 ‘다양성’ 역시 중요한 변수였다. 여러 종류의 의약품을 생산하고 다양한 원인의 부족 사태를 경험한 공장일수록 이후 위기 대응 속도가 빨랐다. 다양한 경험이 쌓일수록 문제 원인을 진단하고 적합한 대응 전략을 선택하는 조직 역량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원료 공급업체의 생산 차질이나 예상치 못한 수요 급증 등 외부 요인으로 발생한 부족 사태에서는 학습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또한 한 공장에서 축적된 경험이 같은 기업 내 다른 공장으로도 충분히 전이되지 않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현석 교수는 “위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능력이 다음 위기의 회복 속도를 좌우한다”며 “기업은 복구 과정을 되짚고 공장 간 경험을 공유하는 디지털 저장소를 마련해야 하고, 정부도 공급처 다양화 지원과 함께 기업의 복구 역량을 평가·보상하는 제도를 갖춰야 환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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