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등판할줄 몰랐다" 김경문 깜짝 승부수에 선수 본인도 당황…9회 1점차에 '0세이브' 투수 기용 대성공

[스포티비뉴스=대전, 윤욱재 기자] 결과부터 말하자면 '대성공'이었다.
한화가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1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날 한화는 문현빈이 1회말 우월 3점홈런을 터뜨리고 5회말에는 김태연이 좌월 솔로홈런을 작렬하면서 4-0 리드를 가져갔다. 한화의 여유로운 승리가 점쳐졌지만 KIA가 7회초 변우혁의 좌월 솔로포, 8회초 아들레린 로드리게스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추격했고 그렇게 승부는 1점차 접전으로 변모했다.
한화는 살얼음 같은 1점차 리드를 지키지 위해 9회초 마무리투수 이민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선두타자 변우혁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직선타 아웃으로 이어졌지만 김호령이 볼넷을 고르면서 긴장감은 고조됐다.
KIA는 대수비로 나왔던 정현창이 타석에 들어설 차례였으나 박정우를 대타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자 한화는 대담한 선택을 했다. 이민우를 대신해 좌완투수 조동욱을 마운드로 긴급 호출한 것이다.
한화는 대타로 나온 박정우와 대기 타석에 있는 박재현 모두 좌타자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9회 1점차 리드 상황에서 올해 세이브가 1개도 없는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다니. 결코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은 아니다.
조동욱은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침착하게 투구를 펼쳤다. 박정우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2개를 잡으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간 조동욱은 볼카운트 2B 1S에서 4구째 시속 127km 슬라이더를 구사해 헛스윙 삼진 아웃을 잡았다.


이제 남은 것은 아웃카운트 1개 뿐이었다. 조동욱은 박재현에 초구 148km 직구를 던지며 온힘을 다했다. 이날 조동욱이 찍은 최고 구속이었다. 역시 이번에도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간 조동욱은 볼카운트 2S에서 4구 시속 131km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고 그렇게 삼진 아웃으로 경기는 막을 내렸다. 조동욱이 올 시즌 첫 세이브를 따내는 순간이었다.
김경문 감독의 깜짝 승부수가 대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실 선수 본인도 적잖게 놀란 등판이었지만 조동욱은 벤치의 믿음에 탈삼진 2개로 화답했다.
조동욱은 "일단 불펜에서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등판하게 될 줄은 몰랐다"라고 등판을 예상하지 못했음을 말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긴장됐지만 차분하게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좌타자를 상대로 자신감이 있었고 요즘 컨디션도 괜찮아서 강하게 밀어붙이려고 했다. 직구 구속도 잘 나와서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슬라이더로 승부하자는 생각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조동욱은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해 긴장이 되긴 했지만 오히려 긴장한 덕분에 결과적으로 더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는 여지 없이 1만 7000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조동욱은 "올 시즌 홈 경기 28번째 매진인데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계속 매진을 만들어주시면 선수들이 더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한화 입장에서는 중요한 한판이 아닐 수 없었다. 한화는 지난 9일 KIA에 4-6으로 석패하면서 4위 KIA와 격차가 2경기로 벌어졌는데 이날 경기에서 어떻게든 경기차를 줄여야 했다. 벤치의 판단과 선수의 실행 능력이 빛났던 순간. 그렇게 한화는 다시 KIA를 1경기차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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