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침묵한 중국…북한 달래기 나섰나
핵 도미노 우려에 기존 입장도 유지

북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가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비핵화를 둘러싼 물밑 신경전이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8일 북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3일 핵물질 생산공장을 현지 지도했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밝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계획이 발표된 시점과 맞물려 북한이 핵 보유와 비핵화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은 회담 의제를 둘러싼 선제 대응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 관례상 국빈 방문을 앞두고 상대국을 향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비핵화 빠진 정상회담 배경 주목
북한이 핵시설 공개와 담화를 통해 메시지를 낸 것은 실무 협의 과정에서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힌 미국 측 설명을 공식 부인하지 않았다. 이에 북한은 핵시설 공개 등으로 핵 포기 의사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는 방향으로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군사협력과 외교·법 집행 분야 교류, 전략적 협력 강화 등이 주요 의제로 부각됐다.

북러 밀착 견제하는 중국의 딜레마
중국은 북한 핵무장을 인정할 경우 일본의 핵무장 움직임 등 동북아 핵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북핵이 촉발할 수 있는 이른바 '핵 도미노' 현상은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급속히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역시 북한과의 관계 관리에 나설 필요성이 커졌다. 시 주석이 올해 첫 해외 방문지로 북한을 택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비핵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북한을 러시아 쪽으로 완전히 내주지 않기 위해 균형을 모색하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