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값 떨어졌는데…LG화학·롯데케미칼 웃지 못한다
"원료값 하락 자체는 긍정적…단기적 수익성 부담 가능성"
단기 변수보다 중국발 공급 과잉·수요 둔화가 더 큰 부담
![(왼쪽부터) 충남 서산시 LG화학 HVO 공장,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사진=각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1/552793-3X9zu64/20260611101439365jxlf.jpg)
국제 나프타 가격이 2개월 새 28% 급락했지만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반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싸게 확보한 원료가 뒤늦게 생산에 투입되는 시차 탓에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주요 기업들의 단기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지난 4월 t(톤)당 1064달러까지 치솟은 뒤 이달 초 77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표 제품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도 4월 t당 306달러에서 이달 초 174달러로 낮아지며 손익분기점(BEP)으로 여겨지는 220달러를 밑돌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나프타 가격 하락이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통상 수개월 전에 확보한 원료를 투입해 제품을 생산한다"며 "제품 가격은 먼저 떨어지는 반면 원가는 높은 수준에 머물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이른바 '역래깅(Laggin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료 구입 가격이 높았는데 시장 판가가 낮아지면 이윤이 줄거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같은 구조가 지속되면 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나프타 가격 급락에 따른 역래깅 영향이 업체별로 순차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5월 말 대한유화를 시작으로 6월 롯데케미칼, 7월 LG화학 순으로 영향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인 역래깅 영향보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등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 전쟁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로 한때 반등했던 석유화학 업황은 5월 들어 다시 둔화되는 모습이다. 3~4월 나타났던 패닉 바잉이 마무리되고 글로벌 내구재 소비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제품 수요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재편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산업통상부 주도로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의 구조조정 방안이 이달 말 확정될 예정으로 연말 통합법인 출범이 추진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전쟁에 따른 일시적인 변수는 있었지만 연간 기준으로 보면 수익 효과가 시기별로 상쇄되는 만큼 업황의 구조적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 재편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화학도 첨단소재 등 고수익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범용 석유화학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가격 변동에 따른 역래깅 영향은 시간이 지나면 완화될 수 있는 문제"라며 "국내 기업들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체질 개선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윤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