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월드컵, 2002년의 아련한 추억

‘지구촌 최대의 축구 잔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12일 오전 4시(한국시간)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결로 막을 올립니다.
제23회 FIFA 월드컵인 이번 대회는 7월 20일까지 39일 동안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개국에서 열립니다.
이번 대회부터 많이 바뀌었습니다. 본선 진출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참가국 확대에 따라 경기도 64경기에서 104경기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대회 운영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4개국씩 12개 조(A∼L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를 차지한 24개 팀에 더해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8개 팀이 추가로 합류해 ‘32강 토너먼트’를 벌입니다. 예전 16강전부터 시작되던 피 말리는 ‘단판 승부’가 한 단계 더 늘어난 셈입니다.
11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는 한국 대표팀은 원정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8강 진출에 도전합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12일 오전 11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유럽 예선을 뚫고 올라온 복병 체코와 1차전을 치릅니다.
여기까지가 이번 월드컵 개요입니다.
월드컵은 수많은 역사를 썼지만 한국 축구 팬에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24년 전이군요. 애석하게도 지금의 20대 초반 축구 팬들은 당시의 생생했던 감동을 직접 느껴보지 못하고 전설처럼 전해진 이야기만 간접적으로 접했을 겁니다.
개인적으론 추억이 많습니다. 당시 축구를 담당했던 기자는 월드컵 개막 이전부터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훈련을 취재했습니다. 히딩크 감독의 영어 인터뷰를 녹음해 기자들끼리 단어 하나하나에 담긴 깊은 뜻을 해석하느라 토론 아닌 토론을 벌였던 장면이 머릿속에서 생생합니다.
한국이 폴란드를 상대로 기념비적인 월드컵 첫 승을 올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도 기자는 있었습니다. 기사 마감에 쫓겨 경기장 밖의 상황은 뒤늦게 알았습니다. 당시 첫 승에 열광한 축구 팬들이 아시아드주경기장 주위 도로를 점거(?)하고 행진을 벌이는 바람에 일대 교통이 마비됐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불평을 터뜨리거나 항의하지 않는 참으로 신기하고 행복한 도로 점거였습니다. 한마디로 축제였습니다.
또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렸던 브라질과 터키의 조별리그 경기를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C조에 속했던 두 팀은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를 선사했습니다. 참고로 그 대회에서 브라질은 우승, 터키는 3위를 차지했습니다.
지금은 사실상 사어(死語)가 된 ‘호외’를 발행한 기억도 새롭습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우리가 얼마나 빠른 세상에 살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응원가 ‘오! 필승 코리아’와 ‘대~한민국’ 구호, ‘꿈★은 이루어진다’로 장식된 아름다운 추억은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은 예전처럼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너무 차분해서 월드컵이 열리는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 12일 대한민국의 첫 경기가 열리면 달라지겠죠? 이번에도 화끈하게 달려봅시다.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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