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냐" BBC 기자의 직격탄… 급기야 "진정 좀 하라" 인판티노 FIFA 회장, 월드컵 앞두고 '청문회' 기자회견에 진땀

김태석 기자 2026. 6. 1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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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일레븐> 김태석 기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다가 가히 '청문회급' 압박 질문 세례를 받았다. 급기야 인판티노 회장이 진정하라는 말까지 쏟아냈다.

BBC 등 다수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인판티노 회장은 11일 새벽(한국 시간)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 멕시코-남아공전이 벌어질 멕시코 시티에서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판티노 회장의 공개 기자회견은 약 3년 만의 일이며, 이 자리를 통해 최근 북중미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 여부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응하고자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란 선수단의 미국 입국 비자 발급 이슈, 소말리아 출신 FIFA 국제심판 오마르 압둘카디르 아르탄 심판의 미국 입국 실패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답했다. 하지만 기준에 많이 모자란 답변만 쏟아냈다.

이란 사안에 대해선 그저 노력했다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3월 튀르키예에서 이란 선수단을 만났다.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이란이 월드컵에 참가하는 게 불가능할 거라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란의 월드컵 출전을 약속했다. 마음 같아서는 직접 버스를 몰고 테헤란에 가서 선수들을 데려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이란이 대회를 위해 출전을 준비하고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란은 48강 조별 리그 세 경기 모두 미국에서 치름에도 불구하고 비자 문제 때문에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에 머물고 있으며, 지원스태프 및 임원들의 입국 비자 발급이 거부되는 등 각종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아르탄 FIFA 국제심판의 미국 입국 실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아르탄 심판에게 일어난 일은 물론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계속 논의할 것이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나온 것이다.

영상으로 공개된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가히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영국 BBC 기자는 "지금 일어나는 일이 부끄럽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기자회견에서 FIFA 회장 면전에 날리기도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진정하고 긴장을 푸는 게 좋다. 우리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난부터 하는 건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믿든 믿지 않든 우리는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FIFA는 정부나 경찰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세상의 왕이 아니다. 우리는 스포츠 단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날 비판하려면 얼마든지 해라. 하지만 월드컵이 가진 화합의 가치를 알려달라. 세상을 하나로 만들고 싶다. 그게 월드컵의 가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판티노 회장의 이 발언은 굉장히 공허하게 들린다. FIFA가 그저 스포츠 단체였을 뿐이라면 2023년 인도네시아의 U-17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했던 건 설명하기 어렵다.

당시 인도네시아 역시 자국 기준에 따라 이스라엘 선수단의 입국을 불허할 수 있다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FIFA는 가차 없이 개최권을 박탈했다. 60년 전의 일이지만 잉글랜드 역시 당시 외교 관계가 없었던 '적성국' 북한의 1966 FIFA 잉글랜드 월드컵 본선 출전을 막을 듯한 자세를 취했을 때 FIFA는 개최권 박탈 가능성까지 경고한 바 있다. 당시 잉글랜드 역시 FIFA의 입장 앞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정치는 정치, 축구는 축구라는 게 FIFA의 오랜 기조였으며 이에 반하는 국가에게는 가차 없는 조치를 내려왔다. 하지만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벌어진 일들은 이러한 선례와 기준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때문에 인판티노 회장의 "우리는 세상을 하나로 만들고 싶다(We want to unite the world)"라는 메시지는 더욱 공허하게 다가온다. 인판티노 회장의 '정치 논란'은 대회 기간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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