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두근거리고 긴장했지만” 김서현 없는 한화가 이렇게 21시 야구를 한다…이민우=클로저 못 박지 않았으니까[MD대전]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심장 두근거리고 긴장했지만.”
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처졌다가 추격한 건 기본적으로 강력한 중심타선의 존재감이 크다. 타자들이 꾸준하게 활약하기 힘들지만, 한화는 보통의 문법을 거절한다. 그러나 100% 타선의 힘만 있었던 건 아니다.

결국 불펜이 시즌 초반에 비해 상당히 안정감을 찾았다고 봐야 한다. 시즌 초반에 세팅한 필승조는 무너졌다. 작년과 비교할 때 남아있는 선수는 우완 박상원이 전부다. 이민우가 주로 마무리를 맡고, 이상규, 조동욱, 윤산흠, 등이 앞에서 안정감을 더한다. 선발로 외도했다가 돌아온 정우주도 서서히 컨디션을 올린다.
그래도 마무리는 거의 이민우가 도맡아왔지만, 10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은 달랐다. 4-1로 앞선 8회말에 아데를린 로드리게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1점차 추격을 허용했다. 9회 시작과 함께 이민우가 올라왔지만, 1사 후 김호령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상황이 약간 꼬였다.
KIA 이범호 감독이 정현창 대신 좌타자 박정우를 투입하자 한화 김경문 감독이 과감하게 이민우를 빼고 좌완 조동욱을 넣었다. 다음타자까지 좌타자 박재현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김경문 감독의 결정은 맞아떨어졌다.
조동욱은 박정우에게 바깥으로 크게 휘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박재현에게도 역시 바깥으로 도망가는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처리하면서 경기를 끝냈다. 두 타자에게 모두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뒤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택한 게 주효했다.
조동욱은 “불펜에서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등판하게 될 줄은 몰랐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긴장됐지만 차분하게 던져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또 좌타자를 상대로 자신감이 있었고, 요즘 컨디션도 괜찮아서 강하게 밀어붙이려고 했다. 직구 구속도 잘 나와서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슬라이더로 승부하자는 생각이었다”라고 헸다.
그러면서 조동욱은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해 긴장이 되긴 했지만, 오히려 긴장한 덕분에 결과적으로 더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 경기가 홈경기 28번째 매진인데, 팬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계속 매진을 만들어주시면 선수들이 더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한화는 김서현이 약 1개월째 두 번째 2군 조정기간을 갖고 있다. 그 사이 이민우를 축으로 새로운 필승계투조를 만들었다. 시즌 초반 부진하다 폼을 되찾은 박상원이 가세했고, 8회 위기를 맞긴 했지만, 김도영과 나성범을 잘 처리한 이상규도 인상적이다. 김경문 감독도 불펜이 시즌 초반보다 조금 안정감을 찾아서 순위가 조금 상승했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민우가 거의 마무리를 맡지만, 김경문 감독은 이민우를 마무리라고 확실하게 못 박지는 않았다. 바로 이런 예외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김경문 감독이 이날 9회 1사 1루서 두 명의 좌타자에게 이민우를 그대로 밀어붙였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물론 이민우가 멋지게 위기를 탈출했을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었다.
즉, 현재 한화 불펜은 필승공식을 정해두면서 동시에 예외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물량을 마련했다고 봐야 한다. 리그 최강의 타선에, 선발진도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괜찮다. 결국 중위권서 언제든 상위권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로 올라온 원동력이 불펜이다. 21시(야간경기 기준 불펜이 가동되는 가장 중요한 시간) 야구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

한화는 불펜 평균자책점 5.44로 9위다. 그러나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5월에는 5.31로 6위, 6월에는 3.15로 3위다. 불펜이 점점 안정감을 찾고 있다는 게 수치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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