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시황] 유가만 다시 뛰었다…금값 4000달러선 위태
AI주 차익실현 매물에 다우지수 5만선 내줘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금값이 7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출처=삼성금거래소]](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6/11/552778-MxRVZOo/20260611080903883edpd.jpg)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모두 하락하고 유가는 다시 90달러선을 회복했다.
금값은 4000달러, 비트코인은 6만달러선 붕괴 위기에 직면했으며 뉴욕증시도 AI주 차익실현과 높아진 금리인상 가능성에 다우지수가 5만선을 내주는 등 약세를 보였다.
금값 7개월 만에 최저…4거래일 연속 하락
10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OMEX)에서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52.50달러(3.56%) 하락한 온스당 4133.90달러에 거래됐다.
금 가격은 장중 4128달러까지 밀리며 지난해 11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금 선물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은 가격도 약세를 보였다. 7월물 은 선물은 0.7% 안팎 하락한 온스당 64달러 후반대에서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견조한 고용지표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강경 발언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유가 다시 90달러 돌파
국제유가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83달러(2.07%) 오른 배럴당 90.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종가는 이틀 만에 다시 90달러 선을 회복했다.
브렌트유 8월물 역시 1.65달러(1.80%) 상승한 배럴당 93.10달러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과 폭스뉴스 인터뷰 등을 통해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에 따라 유가는 장 초반 상승 전환한 뒤 급등세를 보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의 안전 항행을 지원해 왔다고 밝히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일부 완화돼 상승폭은 장 후반 축소됐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722만7000배럴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00만배럴 감소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미국 원유 재고는 7주 연속 줄어들었다.
비철금속 일제히 약세…구리 3주 만에 최저
비철금속 시장은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과 미·중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전반적인 약세를 나타냈다.
구리는 위험회피 심리 확산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톤당 1만3430달러까지 하락하며 3주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알루미늄과 아연, 니켈 등 주요 비철금속도 동반 하락했다.
다만 현물 시장의 공급 여건은 여전히 타이트한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재고는 감소세를 이어갔고 취소 워런트 비중도 38%까지 상승했다.
알루미늄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 생산 및 물류 차질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LME 가용 재고는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인도산 재고가 대거 출고되면서 러시아산 알루미늄이 전체 가용 재고의 93%를 차지하는 등 공급 편중 현상이 심화됐다.
중국의 알루미늄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5월 알루미늄 수출은 63만2000톤으로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 5.7% 증가했다. 올해 1~5월 누적 수출량은 269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늘었다.
니켈 시장은 인도네시아 공급 증가세 둔화 기대에도 불구하고 재고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LME와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의 니켈 재고는 총 46만톤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정제 니켈 수입 증가와 재고 축적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공급 과잉 물량이 서방 시장에서 중국 시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단기간 내 수급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정부는 남호주와 태즈메이니아에 위치한 나이스타(Nyrstar Australia) 제련소의 현대화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1억500만 호주달러(약 7370만달러)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호주 금속 제련 산업은 높은 전력비와 인건비, 해외 저가 경쟁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노후 설비 현대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의 원자재 무역 지표는 품목별로 상반된 흐름을 나타냈다.
5월 중국의 정련 구리 수입은 44만6000톤으로 전월 대비 1.3% 감소했다. 올해 1~5월 누적 수입량은 201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높은 국제 구리 가격이 수입 수요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알루미늄은 가격 상승을 활용한 수출 확대가 이어지면서 중국 생산업체들의 수혜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에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확대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밀 6달러 돌파…숏커버링·공급 차질 우려가 랠리 견인
시카고 밀 가격은 미국의 이란 공습과 흑해 수출 터미널 피해 소식에 급등했다. 2026년 7월물 CBOT 연질적색겨울밀(SRW)은 부셸당 5.96¼달러로 11센트 올랐다. 장중에는 6달러를 돌파하며 100일 이동평균선인 5.99달러를 시험했다.
상승 배경에는 지정학적 충격과 숏커버링이 동시에 작용했다. 최근 밀 시장에서는 펀드의 순매도 포지션이 7만계약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과도한 매도 포지션을 되돌리는 움직임이 가격 상승을 촉발했다.
여기에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흑해 곡물 수출 터미널이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도 밀 가격을 밀어 올렸다. 우크라이나는 주요 곡물 수출국인 만큼 흑해 선적 능력이 훼손될 경우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 등 대체 공급국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미국 내 작황도 악화했다. 캔자스주의 밀 우량·양호 비율은 15%, 전국 평균은 25%에 그치며 2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캔자스 등 남부 평원에 1~3인치의 비가 예보되면서 수확 전 발아, 병해, 테스트 웨이트 하락 등 품질 악화 우려도 커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목요일 발표될 USDA 작황 생산량 보고서와 WASDE를 주시하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총 밀 생산량은 15억5500만부셸로 예상된다. 겨울밀 생산량은 10억4000만부셸로, 5월 USDA 전망치보다 800만부셸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품목별로는 경질적색겨울밀(HRW) 생산량이 5억800만부셸로 700만부셸 감소하고 연질적색겨울밀(SRW)은 3억200만부셸로 100만부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EU 밀 수출 증가는 가격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7일까지 EU 밀 수출은 2205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만톤 늘었다. 이는 글로벌 공급 측면에서 미국산 밀 가격 반등을 일부 제약할 수 있는 변수다.
옥수수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2026년 7월물 CBOT 옥수수는 부셸당 4.23½달러로 4센트 올랐고 12월물은 4.49¼달러로 4센트 상승했다.
USDA는 구곡 옥수수 12만톤이 미공개 목적지로 판매됐다고 밝혔다. WASDE에서는 구곡 옥수수 기말재고가 21억3600만부셸로 600만부셸 감소하고, 신곡 기말재고는 19억4700만부셸로 1000만부셸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에탄올 수요는 부담 요인이다. EIA 자료에서 에탄올 생산량은 전주 3억2600만갤런에서 3억2700만갤런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USDA 수요 전망을 충족하기에는 8주 연속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대두 역시 곡물시장 강세에 동참했지만 상승폭은 제한됐다. 2026년 7월물 CBOT 대두는 부셸당 11.19¼달러로 5½센트 올랐고 11월물은 11.37달러로 5센트 상승했다.
대두박 7월물은 톤당 303.50달러로 2.40달러 상승했고 대두유 7월물은 75.01로 10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브라질의 기록적인 수출 전망과 중국 수입 감소가 가격 상단을 눌렀다. 브라질 수출협회(ANEC)는 6월 대두 수출 전망치를 1438만톤으로 200만톤 상향했다. 실현될 경우 6월 기준 사상 최대 수출량이다.
중국의 5월 대두 수입량은 1179만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3% 감소했다. 올해 1~5월 누적 수입량도 3694만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3710만톤보다 줄었다. 시장에서는 미국산 대두의 추가 상승을 위해 중국의 신규 구매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 위험자산 회피에 하락
암호화폐 시장도 지정학적 긴장 고조의 영향을 받으며 1.17%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한 가운데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출도 매도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더리움은 2.79% 내린 1611.60달러를 기록했다. XRP는 3.87% 하락한 1.09달러, 솔라나는 3.50% 내린 62.65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올라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점도 부담이 됐다. 에너지 가격은 이란 관련 분쟁 영향으로 전년 대비 23.5% 급등했다.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9% 상승했다.
금리 인하 기대도 후퇴했다.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금리 인하보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반영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확률은 50%를 넘어섰다.
뉴욕증시, AI주 차익실현과 중동 리스크에 동반 하락
뉴욕증시는 중동 긴장과 AI 관련주 차익실현 매물이 겹치며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53.33포인트(1.87%) 내린 4만9918.78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19.66포인트(1.62%) 하락한 7266.99, 나스닥지수는 509.32포인트(1.98%) 내린 2만5169.50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와 AI 관련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3.4%,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7%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6% 내렸다. AI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70억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 계획 발표 이후 23.1% 급락했다.
스페이스X의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주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페이스X는 6월 12일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약 1조7500억달러로 평가됐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55%로 3bp 상승했고,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12%로 소폭 하락했다.
노스라이트 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는 "중동 긴장 상황이 유지되거나 악화하면 시장의 낙관적인 물가 전망은 빗나갈 수 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하락세를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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