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정상화 과정” vs “현장 모르는 참사”... 이재명·오세훈 부동산 정면충돌

정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시장 진단과 공급 대책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세 시장 불안을 시장 정상화의 과정으로 평가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책 참사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용산과 태릉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전세 시장 불안 원인 두고 극명한 인식 차이
11일 정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에 많이 팔면서 전세 물량이 줄어든 것이고, 오르긴 했으나 전세 가격 ‘폭등’이 오진 않았습니다. 잘했다는 얘기는 아니고, 이것도 정상화 과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의 집값 안정화 정책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었으며 현재의 변화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반면 오 시장은 같은 날 SNS를 통해 정부의 시각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오 시장은 “현장의 고통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괴리된 시각입니다. 전세가 소멸하고 있는 현상은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초래한 뼈아픈 결과이자, 서민 주거 안정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정책참사의 장면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인위적인 규제가 시장을 왜곡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현재 서울의 전세난이 수요 변화가 아닌 거친 규제로 인한 공급 감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인한 실거주 의무 강화와 과도한 대출 규제가 임대사업을 위축시켰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정부가 전세 공급줄을 끊어놓아 무주택자들이 터무니없이 적은 물량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출 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도 제기했다.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3억 원을 돌파한 상태지만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해 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면서 결과적으로 현금 7억 원이 있어야 집을 살 수 있는 구조가 되었다는 것이다.
◆ 용산·태릉 등 주택 공급 계획 차질 우려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와 대형 지자체 간의 협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주택 공급 로드맵의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본다. 공공 주도의 빠른 공급을 원하는 정부와 민간 활성화 및 개발 원안 유지를 원하는 지자체의 노선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무선에서 선거와 무관하게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당장 이사를 가야 하는 무주택자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두 수장이 조속히 만나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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