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日에 AI 데이터센터 구축…엔비디아와 협력, 반도체 공장도 검토"
해외진출 첫 대상지로 일본 선택
2028~2029년 가동 목표

SK그룹이 일본에 인공지능(AI) 전용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엔비디아와 협력해 자사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활용한 AI 인프라를 조성하고, 향후 반도체 생산시설의 일본 투자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도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28~2029년을 목표로 일본에 AI 특화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팩토리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차세대 데이터센터다. SK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해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면서도 높은 연산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SK는 우선 2027년 한국에 첫 AI 팩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후 해외 진출의 첫 대상지로 일본을 선택했다. 일본 내 시설은 현지 기업과 협력해 건설되며, 2028~2029년 가동을 목표로 이미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도시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 기가와트(GW)급 전력 용량을 갖춘 초대형 시설이 될 전망이다. SK는 현재 넓은 부지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일본 기업들의 AI 활용 확대를 지원하는 동시에 자사 반도체 기술력을 선보이는 ‘쇼케이스’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AI 산업 발전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동차와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산업에서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는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경기도 용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며, 기존 계획보다 수년 이상 앞당겨 공장을 완공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향후 추가 증설이 필요할 경우 해외 생산기지 건설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에 대해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업이 집적돼 있어 필요한 생태계가 모두 갖춰져 있다”며 “매우 훌륭한 후보지”라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최근 한일 양국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협력하는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일 민간 기업들이 규제 완화와 공동 조달 등을 통해 협력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고, 경제 규범 수립을 주도함으로써 양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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