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1.5도 목표 이룰 ‘탄소예산’, 이대로면 3년 내 소진된다

장수경 기자 2026. 6. 1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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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CC 보고서… 2024년 온실가스 배출량 ‘사상 최고’
기록적 폭우와 이상 고온, 폭염 등 기후과학자들이 경고한 기후변화 위협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탄소예산’이 앞으로 3년 안에 소진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탄소예산’이 앞으로 3년 안에 소진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인류가 지구 대기에 내뿜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여전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10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어스 시스템 사이언스 데이터’(Earth System Science Data)에 발표된 ‘지구 기후변화 지표’(IGCC) 보고서를 보면, 올해 초 기준으로 인류에게 남은 ‘탄소예산’은 약 1300억톤(GtCO₂·이산화탄소환산 기준)으로 추정된다. 2024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사상 최고인 568억톤으로, 연구진은 현재와 같은 배출 수준이 유지되면 탄소예산이 3년 안에 모두 소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탄소예산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1.5도로 억제하기 위해 전세계가 추가로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뜻한다.

‘지구 기후변화 지표’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보고서의 저자 등 국제 기후과학자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로, 2023년부터 아이피씨씨 제6차 평가보고서 이후 변화를 반영한 기후변화 지표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는 17개국 56개 기관 소속 과학자 70여명이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의 이준이 교수와 윤정은 박사, 알렉시아 카르바트 박사가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간 활동으로 지난해 지구 기온이 1.37도 올랐으며, 2030년께엔 1.5도에 도달할 전망이다.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온난화 속도 역시 10년당 0.27도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온실가스뿐 아니라 대기오염 저감 정책으로 이산화황(SO₂) 배출량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지구가 열을 흡수하는 속도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주저자인 리즈대학교 프리스틀리 기후미래센터의 소장 피어스 포스터 교수는 “지구 에너지 불균형은 기후 시스템에 열이 얼마나 빠르게 축적되는지를 보여주는데, 인간의 영향이 없다면 이 값은 거의 0에 가깝다. 하지만 1970년 이후 이 값은 지속해서 증가해 왔으며, 최근 수 십년 사이 두 배로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지구 에너지 불균형은 온실가스 농도 증가로 지구의 자연적인 에너지 균형이 깨지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보다 유입되는 에너지가 많아져 발생한다. 잉여 열은 해양, 육지 등에 저장돼 해양과 대륙의 온난화, 빙하 손실, 해수면 상승 등에 영향을 끼친다.

지구 곳곳에서는 이미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1901년보다 23㎝ 높아져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해수면 상승 속도는 현재 연간 약 1.8㎜ 수준으로, 점차 빨라지고 있다. 2023년엔 연평균 4.3㎜까지 2배 이상 증가했다(UN ‘세계 해양 평가’ 보고서).

해양도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연구진이 올해 새롭게 제시한 지표인 ‘해양 폭염 발생 일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해양에서 해양 폭염이 발생한 날은 모두 65일이었다. 1991년과 비교하면 발생 빈도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준이 교수는 “해수면 온난화가 지속하면서 해양폭염이 점점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해양 생태계뿐 아니라 식량 생산, 경제활동, 연안 보호 기능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인간 활동으로 기후가 얼마나 큰 폭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결과”라며 “향후 10년 이내에 사회 전반에서 탈탄소를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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