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돈줄 삼키는 AI 제국…IPO·증자·사모대출 '영끌'
월가 "자금 쏠림 지나치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세계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기업공개(IPO)는 물론 사모대출 시장까지 두드린다. 경쟁자보다 더 빠르게 데이터센터 등에 투자해 인공지능(AI) 산업의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다.
9일(현지시간) 월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빅테크가 조달했거나 모집을 예고한 자금은 6440억달러(약 984조원)에 이른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주요 빅테크 다섯 곳의 회사채 발행액이 159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발행액 1080억달러를 5개월여 만에 가볍게 넘어섰다.
12일 상장을 앞둔 스페이스X와 앤스로픽, 오픈AI 등은 올해 IPO를 통해 2000억달러를 모집할 예정이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은 벤처캐피털(VC)에서 각각 1000억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알파벳은 최근 85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메타도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사모대출 시장 경색 속에서도 350억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사모대출 계약을 체결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면에는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전력망 선점을 위한 ‘물리적 인프라 경쟁’이 있다. 지금까지 벌어들인 현금만으로는 고가 AI 반도체 칩 수만 개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를 충분히 빠른 속도로 건설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빅테크들이 외부에서 수혈한 자금은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등에 투자될 예정인 만큼 관련 국내 기업의 실적 호조 지속이 기대된다.
월가 일각에서는 글로벌 자금 쏠림이 지나치다는 우려도 나온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는 최근 “시장과 경제가 변동성이 매우 크고 위험한 하나의 신흥 산업(AI)에 집중돼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버블의 모습”이라고 경고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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