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투자시장 대세로 자리잡은 ‘환경사업’

[대한경제=이재현 기자]최근 국내 민간투자시장에서 환경 관련 사업이 전체 시장을 견인하는 주류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과거 민자시장을 이끌었던 대형 도로와 철도 등 토목 사업이 주춤한 가운데, 재정 한계에 부딪힌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필수 환경시설 건립을 민간투자로 속속 돌리면서 나타난 결과다.
10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규로 제3자 제안공고를 실시한 민간투자사업 6건 가운데 무려 4건이 환경 관련 민자사업인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제3자 제안을 공고한 비환경 사업은 ‘성남-서초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과 ‘한국우주상황인식정보관 임대형 민간투자사업’ 단 2건에 불과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4건은 ‘가평군 자원회수시설’, ‘고창군 통합바이오가스화시설’, ‘대구광역시 달서천 5구역 하수관로정비’, ‘김제 유기성폐자원 통합바이오가스화시설’ 등으로 모두 지역 환경 기초 인프라와 직결된 사업이다. 사실상 올해 신규 공고 사업의 약 67%를 환경 분야가 싹쓸이한 셈이다.
이러한 환경사업의 약진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며, 최근 수년간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에도 신규 제3자 제안 공고 사업 6건 중 4건이 환경 관련 사업이었으며, 지난해인 2025년에는 제3자 제안 공고를 실시한 총 16개의 사업 가운데 무려 13건이 환경 분야에 집중됐다. 2025년 한 해에만 전체 민자사업의 80% 이상이 환경사업으로 채워질 만큼 쏠림이 뚜렷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민자시장에서 환경사업이 대세로 떠오른 핵심 원인으로 인프라 발주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지자체의 팍팍한 재정 여건을 꼽는다.
과거 대형 건설사들의 주요 먹거리였던 굵직한 도로 및 철도망 구축 사업은 상당 부분 궤도에 올랐거나 신규 발주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노후 하수관로 교체나 폐기물 처리를 위한 자원회수시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바이오가스화시설 등 필수 환경시설에 대한 건립 수요는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만성적인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지자체들이 막대한 초기 자본이 투입되는 환경시설을 자체 재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민간 자본과 기술력을 활용하는 손익공유형(BTO-a) 및 임대형(BTL) 민간투자사업 방식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환경사업이 위축된 민자시장의 명맥을 이어주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시장 전체로 보면 심각한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정 분야에만 과도하게 자본과 사업이 집중될 경우, 장기적으로 국가 인프라 발전의 다양성이 저해되고 민간투자시장의 역동성마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관계자는 “환경시설은 주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 필수 인프라인 만큼, 재정이 부족한 지자체의 민자 유치 러시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민간투자시장이 보다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환경 분야에 편중된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변화된 형태의 신규 민자 모델 발굴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재현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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