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뿜고 하천 오염까지···축산농가 골칫거리였던 ‘소똥의 변신’

김창효 기자 2026. 6. 1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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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우분 고체연료 생산’ 전북 김제자원순환센터 가보니
최인규 전북 김제자원순환센터 우분연료화 추진단장이 우분 고체연료화 고속발효·건조시설을 가리키고 있다.

소똥 50% 이상에 톱밥 등 섞어 발효·건조…석탄과 ‘94 대 6’ 혼합
축산분뇨 처리난 해결하고 온실가스 감축, 경제성도 큰 기대 모아
도, 2029년까지 1988억원 투입해 5개 시군에 생산시설 구축 계획

악취와 하천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축산농가의 골칫거리였던 소똥(우분)이 화력발전소 연료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북도가 축산분뇨 처리와 새만금 수질 개선, 탄소배출 저감 등을 위해 추진해온 우분 고체연료화 사업이 실증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섰다.

10일 찾은 전북 김제자원순환센터. 축사에서 수거된 우분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하자 톱밥과 왕겨가 차례로 쏟아졌다. 발효조를 거친 우분은 건조 설비를 통과하며 검은색 펠릿 형태의 고형 연료로 변했다. 투명 용기에 담긴 연료에서는 가축분뇨 특유의 역한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

최인규 우분연료화 추진단장은 손바닥에 펠릿 한 줌을 올려 보이면서 “예전에는 처리 비용을 들여 외부로 내보내야 했던 우분”이라며 “이제는 발전소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말했다.

소 분뇨와 보조원료를 혼합·가공해 만든 우분 고체연료 펠릿. 발전소에서 석탄과 혼합 연소하는 연료로 활용된다.


우분 고체연료는 소 분뇨 50% 이상에 톱밥·왕겨 등 보조원료를 섞어 발효·건조한 뒤 생산한다. 발열량은 ㎏당 약 3000㎉로 유·무연탄의 절반 수준이다. 절대 열량은 낮지만 석탄과 혼합해 사용하는 발전용 연료로는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실증 결과도 나왔다. 전북도와 정읍시·부안군, 전주김제완주축협, 익산군산축협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김제자원순환센터에 하루 16t 규모의 시험 생산시설을 구축해 우분 고체연료 210t을 생산했다. 생산된 연료는 한국남동발전 여수발전본부로 보내져 석탄과 94 대 6 비율로 혼합연소하는 실증시험을 통과했다. 우분을 발전용 고체연료로 활용한 전국 첫 사례다.

사업 추진 배경에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축산분뇨 처리난이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 퇴비로 활용됐지만 경지면적 감소와 퇴비 수요 축소가 맞물리면서 처리 부담이 커졌다. 축산농가의 고민이 깊어지자 전북도는 퇴비 중심의 처리 방식에서 벗어나 에너지 자원화에 나섰다.

전북도는 2029년까지 총사업비 1988억원을 투입해 익산·정읍·김제·부안·완주 등 5개 시군에 우분 고체연료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하루 810t 규모의 처리 능력을 갖추게 된다. 올해만 국비 150억원을 포함해 202억6900만원을 투입한다.

전북도는 하루 670t 우분을 처리해 160t 고체연료로 전환하면 하루 약 260t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축산분뇨에서 발생하는 총인(T-P) 등 영양염류도 하루 267㎏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농경지에 살포한 분뇨가 빗물을 타고 하천으로 유입돼 새만금 수계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구조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성도 기대를 모은다. 생산된 고체연료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경우 연간 약 1500억원 규모의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북도는 분석하고 있다.

제도적 기반도 마련되고 있다. 정부는 관련 법령 정비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규제특례 유효기간을 2028년 6월2일까지 연장했다. 전북도는 이 기간 흑당박(액상 설탕 정제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과 폐버섯배지(버섯 수확 후 남은 부산물) 등 다양한 보조원료를 활용한 실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성진 전북도 새만금수질지원과장은 “실증사업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폐기물로 여겨졌던 우분을 자원으로 순환시켜 축산환경 개선과 새만금 수질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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