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만원 간다더니"…젠슨 황 떠나자 다시 19% 폭락한 회사

강진규 2026. 6. 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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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AI 부진 탈출할까
이틀 만에 주가 19% 하락
"AI 투자성과 숫자로 확인돼야"
키움증권, 매수의견 하향 조정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지난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1784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네이버에 인공지능(AI)은 약한 고리로 여겨졌다. 국가대표 AI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인프라 투자는 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증권가에선 ‘AI 디레이팅’을 받았다. AI 사업을 할수록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높아지는 다른 기업과 달리 AI가 네이버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 나타났다.

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네이버 방문 전후로 상황은 다시 급변하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으로 ‘AI 팩토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젠슨 황이 한국을 떠난 뒤 다시 급락해 제자리로 돌아갔다. 증권가에선 AI 기대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올리면서도 매수 의견을 하향 조정하는 리포트가 나오는 등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젠슨 황 떠난 후 18.63% 하락


10일 네이버 주가는 전날보다 11.67% 하락한 22만7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7.89%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이틀 새 18.63%가 빠졌다. 지난달 말 젠슨 황의 방한 소식에 급등세가 시작됐지만 그의 출국과 함께 주가가 되돌려지는 모습이다.

젠슨 황의 방한에 네이버 주가가 오른 것은 엔비디아와의 협업 기대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8일 “엔비디아와 협력해 2030년까지 1GW급 초대형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AI 팩토리는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추론하고 이를 실제 서비스와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차세대 AI 인프라를 뜻한다. 전력과 데이터를 투입해 AI 핵심 단위인 토큰을 대량 생산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기존 데이터센터를 넘어 AI 학습·추론·배포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된 차세대 컴퓨팅 시설이다.

네이버가 AI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증권가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독점적 클라우드 사업자(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에 대응할 제3의 대형 인프라 플레이어로 네이버를 선택했다”며 “네이버는 단순 GPU 대여(GPUaaS)를 넘어 검색 인프라와 특화 스킬까지 제공하는 고부가가치 구조를 확보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네이버가 200㎿ 이상의 고객 수요가 존재한다고 밝히면서 공급자로 끌려가는 게 아니라 수요를 제어하는 포지션에 있다는 점이 파악된다”며 “네이버가 AI 팩토리 매출 증가와 함께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넘어 코어위브, 에퀴닉스 등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자의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매수 의견 ‘하향’ 리포트도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네이버를 둘러싼 실적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AI가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어서다. 네이버는 지난 1분기 3조2411억원의 매출과 54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늘었지만 이익은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이종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AI 투자 확대가 하반기 광고·커머스 매출로 이어질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엔비디아와의 협업 발표 후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DS투자증권이 45만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제시한 가운데 하나증권(40만원), 교보증권(39만원) 등도 높은 목표주가를 써냈다.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32만원으로 올리면서도 매수 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하향 조정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팩토리의 사업가치를 11조1000억원으로 반영했지만 매출 지속성이 중단기 이상 유지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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