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톺아보기] 지방선거 마친 與, ‘서울시장 부동산 개발·규제 권한’ 무력화 법안 추진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개발·재건축 확대로 주택 공급' ‘부동산 규제는 완화’ 입장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사실상 ‘서울시장의 부동산 개발·규제 권한’을 무력화 하는 법안으로 ‘부동산 정책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는 말이 나온다.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은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작년 9월 대표 발의했다. 현재 하나의 시·도 안에서 토지거래 허가구역을 지정하는 권한은 시장·도지사만 가지고 있는데 이 권한을 국토부장관에게도 주겠다는 내용이다.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 권한이다. 해당 지역에서 2년 간 실거주 목적 매매만 허용되고 갭 투자는 금지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만약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권한을 장관도 갖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정부·여당이 야당 출신 시장·도지사를 건너뛰고 부동산 규제를 강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은 안태준 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 대표 발의했다. 재개발·재건축이 허용되는 정비구역 지정권자를 현행 ‘시장·도지사’에서 ‘시장·도지사 등’으로 넓힌다는 내용이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에 시행령을 통해 ‘시장·도지사 등’에 국토부장관을 포함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시장·도지사가 재개발·재건축 지역을 지정하더라도 장관이 달리 지정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장관과 단체장이 중첩적으로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 행정 혼선으로 오히려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서울시도 “정비구역의 지정 권한이 시·도지사에 집중돼 병목이 발생한다는 잘못된 지적에 근거하고 있어 입법 실익이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언급하면서 민주당도 부동산 관련 법 개정안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당에서 개정안을 발의한 취지와 정부의 의지를 고려했을 때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반면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고 부동산 규제는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서울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부동산 규제 입법 추진은 사실상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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