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수가 3.7% 최고 인상 이면엔…건보공단 “약국, 정말 어렵더라"
지난해 환산지수 2.8% 인상에도 행위료 증가율 0.5% 그쳐
수진자 감소 지속…"약국 경영난 극복, 앞으로도 큰 과제"
건강보험공단이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에서 약국 유형에 가장 높은 수준인 3.7% 환산지수 인상률을 적용한 배경으로 수진자 감소와 동네약국 경영난을 꼽았다.
김남훈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10일 전문기자단 간담회에서 올해 수가협상 결과를 설명하며 "약국은 타 유형과 다르게 수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동네약국의 어려운 경영 상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건보 적자 우려 속 낮아진 밴드…'합리적 균형점' 찾기
그는 "올해 협상은 건강보험 적자 전환에 대한 우려 속에서 가입자와 공급자 간 간극이 어느 때보다 컸다"며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의료 인프라 유지, 가입자 부담 사이에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공단은 지난달 진행된 2027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에서 전체 수가밴드를 1.65%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1.45%는 환산지수 인상에, 0.2%는 필수의료 및 저보상 항목 보상에 활용하기로 했다. 전체 추가 소요재정은 1조2058억원 규모다.
김 이사는 밴드 규모가 지난해보다 낮아진 배경으로 건강보험 재정 여건과 각종 지표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기존 SGR 모형뿐 아니라 GDP, MEI, 올해 새롭게 개발한 BAP 모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거시지표인 GDP와 MEI가 전년보다 낮게 산출됐고 건강보험 재정도 수입보다 지출 증가폭이 커지는 상황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또 "국고지원이 법정 수준에 가까워질 경우 협상 환경은 좋아질 수 있지만 수가밴드는 의료계 경영 상황과 진료비 증가율, 의료물가, 보험료 영향, 건강보험 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원 1.6%는 합리적 수준"…유일한 결렬 유형
올해 수가협상에서 유일하게 결렬된 의원 유형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공단이 제시한 1.6% 인상률은 합리적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이사는 "전체 수가밴드가 1.65%인 상황에서 의원 유형은 5개 주요 유형 가운데 순위가 4위였다"며 "1.6%는 밴드 내에서 합리적으로 제시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급 의료기관의 중요성을 소홀히 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유형별 상황과 순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협상 구조상 균형 있는 배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최종 협상 결렬 이후 재정운영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으며, 재정운영위원회는 건정심이 의원 유형 인상률을 심의할 경우 공단 최종 제시안인 1.6%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환산지수 올려도 체감 어려워"…약국의 구조적 한계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비중있게 언급된 유형은 약국이었다.
김 이사는 지난해 약국 환산지수 인상률이 2.8%였음에도 실제 행위료 증가율은 0.5%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산지수와 상대가치, 진료량이 합쳐져 진료비가 결정되는데 약국은 지난해 환산지수를 2.8% 인상했음에도 행위료 증가율은 0.5%에 그쳤다"며 "환산지수를 인상해도 경영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약국은 다른 유형과 달리 수진자 수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동네약국 무너지면 국민 건강도 위험"…3.7% 인상 배경
김 이사는 지역 약국의 역할과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동네약국이 무너지면 국민이 약과 건강 서비스를 이용하는 측면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그러한 부분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3.7% 인상률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공단 역시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약국이 다른 유형과 달리 수진자 수 감소가 지속되고 있으며, 동네약국의 어려운 경영 상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3.7% 인상률로 협상을 타결했다고 설명했다.
또 "3.7%라는 수치만 보면 전체 수가밴드보다 높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진료비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약국 유형의 구조적 특수성을 언급했다.
"환산지수 인식 차이 줄여야"…BAP 모형 고도화 추진
김 이사는 반복되는 수가협상 갈등의 원인으로 환산지수 기능에 대한 가입자와 공급자의 인식 차이를 꼽았다.
그는 "공급자는 의료물가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 환산지수라고 생각하는 반면 가입자는 진료비 규모와 재정 관리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 인식 차이가 매년 협상 과정에서 갈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인프라 유지, 국민 부담, 건강보험 재정이라는 세 가지 요소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수가협상의 핵심"이라며 "올해 처음 적용한 BAP 모형을 고도화해 가입자와 공급자, 정부, 공단이 공감할 수 있는 보다 예측 가능한 협상 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적은 밴드 속에서도 협상 이후 서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협상"이라며 "의료계와 가입자, 보험자가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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