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개편 놓고 "70% 유지 근거 없다" vs "축소 안돼"
빈곤 노인 지원 확대 공감대…수급자 676만명 이해관계 복잡

정부가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 개편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저소득층에 더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 구조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1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최근 기초연금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8일 '지출구조조정 열린 토론회'를 열고 기초연금을 포함한 의무지출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9일 '기초연금 개편방향 전문가 포럼'을 열고 공론화에 나섰다. 복지부 현수엽 1차관은 "하후상박을 통한 노후소득보장을 달성할 수 있는 기초연금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공제에 월 소득 468만 원도 기초연금 대상…재정 부담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월 최대 34만 9700원(1인 가구 기준)을 지급한다. 지급 대상자의 월 소득인정액 상한은 247만 원(1인 가구 기준)으로,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256만 4천 원)의 96.3%에 이르는 수준이다.
각종 공제를 최대한 적용하면 근로소득만으로 월 468만 원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지급 대상이 넓어지면서 재정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초연금 예산은 2014년 6조 9천억 원에서 2024년 24조 4천억 원으로 3.5배 늘었고, 같은 해 수급자는 676만 명에 이르렀다.
정부는 저소득층에 더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식 개편안을 추진 중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월수입이 수백만원 되는 노인이나 수입이 제로인 노인의 기초연금액이 똑같다"며 "이제 일부는 빈곤 노인에게 조금 후하게 지급해도 되겠지요. 지금까지 지급되는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적었다.
'하후상박' 대체로 공감…'소득 하위 70%' 기준 손질도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에 따르면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현행 '노인 하위 70%'에서 '기준중위소득 100%'로 바꾸면 2070년까지 누적 지출을 약 195조 원, '50%'까지 점진 축소하면 약 440조 원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계됐다. 절감한 재원을 빈곤 노인에게 돌리면 기준연금액을 51만 원대까지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연구원 최옥금 선임연구위원은 "기초노령연금 도입 당시의 노인 70%와 지금의 노인 70%는 다르다"며 "현재에도, 앞으로도 70%를 유지해야 할 정책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목표수급률 70% 기준을 폐지하고 선정기준을 기준중위소득에 맞춰 조정하면서 저소득 노인에게 차등 급여를 지급하고, 장기적으로는 최저소득보장 체계로 점진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급여 인상…"대상 축소로 흘러선 안돼"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높은 만큼 개편이 대상 축소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원진 연구위원은 "노인빈곤 완화를 위한 기초연금 개편의 핵심은 급여액 인상, 즉 기초연금의 '확대'"라며 "목표수급률 방식 폐지로 제도의 합리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기초연금 개편의 주목적이 수급자 규모 축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년 기준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39.7%로 OECD 34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며 "소득분배 악화의 핵심이 노인빈곤이며 그 원인은 공적이전이 작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기초연금 개편은 기존 수급자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초연금 개편은 국회 논의 등 사회적 합의와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노후소득보장,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편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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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정록 기자 roc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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