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이 남기고 간 과제…과기부, 하반기 여기에 사활 건다
정부, 340억 투입해 '월드모델' 국산화 추진
KAIST 원천기술 성과에 국회 특별법까지 시동

정부가 하반기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로 '피지컬 AI(인공지능)' 육성을 내세우며 기술·인프라·제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로봇·자율주행 기술을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인프라 구축부터 기술 국산화까지 전방위 드라이브에 나섰다.
정부-엔비디아, 피지컬 AI 분야 협력
배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국이 AI 대전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와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며 엔비디아의 실질적인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젠슨 황 CEO는 한국의 강점으로 △새 기술을 빠르게 흡수하는 문화 △자동차·선박 등 제조업 경쟁력 △동서양을 잇는 지정학적 위치를 꼽으며 한국 투자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동시에 피지컬 AI 생태계에 대한 투자와 협력 요청에 대해서도 엔비디아 AI 테크센터(NVAITC)를 연내 설립하는 등 적극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로봇·자율주행차 등 물리적 기계와 결합해 현실 세계를 직접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행동하는 기술이다. 생성형 AI를 넘어 AI가 실제 산업 현장과 일상 공간으로 확장되는 단계로 평가된다.
정부, 피지컬 AI 인프라 국산화 착수

과기부는 회동 직후 곧바로 피지컬 AI 정책 행보에 나섰다.
류제명 과기부 2차관은 그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사업' 착수보고회에 참석해 피지컬 AI의 기반이 되는 '월드모델(World Model)' 기술 확보를 강조했다.
월드모델은 현실 세계의 물리적 변화를 가상환경에서 구현해 AI가 이를 미리 학습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시뮬레이션 플랫폼이다. 로봇이 실제 현장에 투입되기 전 수많은 상황을 가상공간에서 학습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과기부는 올해부터 1년 8개월 동안 총 340억원을 투입해 독자적인 월드모델 원천기술과 국산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LG전자를 비롯해 마음AI, 홀리데이로보틱스, 로보티즈, KT, KAIST, 서울대 등 10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한다.
류 차관은 "피지컬 AI는 대한민국의 패러다임을 바꿀 국가적 핵심 기술"이라며 "과거 TDX(전전자교환기) 국산화라는 기적을 이뤄냈던 각오와 사명감으로 임한다면 세계를 선도하는 피지컬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국회도 피지컬 AI 움직임에 동참

학계에서도 관련 연구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유창동 교수 연구팀은 전날 소수의 영상만으로 AI가 인간의 판단 기준을 학습하는 기술 'VOTP(Video-based Optimal TransPort Preference)'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로봇을 학습시키기 위해 사람이 수천~수만 건의 행동 데이터를 평가해야 했지만, 이 기술은 몇 개의 시범 영상만으로도 AI가 인간의 의도를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 교수는 "VOTP는 소수의 영상만으로 인간의 판단 기준을 학습할 수 있어 로봇이 사람처럼 판단하는 시대를 앞당길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 AI 학회 가운데 하나인 ICML 2026에서 전체 제출 논문 2만3918편 중 상위 0.7%에 해당하는 구두(Oral) 발표 논문으로 선정됐다.
제도적 기반 마련도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지난 5일 '피지컬 AI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규제 특례와 시범지역 지정, 원스톱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이 담겼다. 산업계가 지적해 온 규제 공백을 해소하고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강국인 한국으로서는 피지컬 AI야말로 전 세계 AI 경쟁에서 승부를 걸 수 있는 최적의 무대라는 시각이 많다. 생성형 AI 경쟁에서 미국과 중국에 뒤처진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는 결국 피지컬 AI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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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기용 기자 kdrag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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