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준우승? '애제자' 박정현 얘기가 더 길었다...김가영 "가장 불편한 상대" [MHN 현장]

(MHN 정선, 권수연 기자) "(박)정현이는 사실 제일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예요(웃음)"
김가영(하나카드)은 지난 10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6-27시즌 2차 투어 국민의 행복쉼터 하이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스롱 피아비(캄보디아, 우리금융캐피탈)에 세트스코어 2-4로 패했다.
근래 결승에 올라오면 빠짐없이 우승을 차지했던 그의 준우승은 새삼 생소하다. 김가영의 준우승 기록은 지난 2023-24시즌 경주 블루원리조트 대회 LPBA 결승전 이후 정확히 3년 만이다. 당시에는 김민아에게 패했다.
이 날 스롱과의 대결에서 우승했다면 남녀 통산 최초로 20승 기록이었지만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준우승 상금 1,500만원을 추가한 김가영의 누적 상금액은 9억 7,313만원이다.

이 날 스롱과의 대결은 첫 이닝부터 질척하게 흘러갔다. 공타에 발목을 잡혔고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존 결승에서의 김가영은 초반 고전해도 후반 폭발적인 뒷심을 보여주는 '슬로우스타터'였다. 그러나 이 날은 운이 잘 따라주지 않았다.
그는 "제가 집중을 잘 못했다"며 "여러 환경적인 부분도 있고, 소란스러운 점도 있었다. 집중력을 못 끌고 와서 많이 밀렸다. 한 세트 정도만 밀리고 말았어야 했는데 많이 밀려버려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대회 고무적인 점도 있다. 애버리지 3.125 기록으로 LPBA 역대 세 번째 높은 기록을 세운 것이다. 최고 기록은 응우옌호앙옌니(베트남)의 3.571, 두 번째는 김세연(휴온스)의 3.143 기록이다.
또 김가영은 이번 대회의 만족스러운 부분으로 "장타율이 올라갔다"고 언급했다.
그는 "결승전에서는 많이 못 보여줬는데 이 부분은 긍정적이다. 지난해에 훈련했던 부분이 나타나는 것 같다. 기복이 심하다는게 단점인데 한 번에 해결되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다. 애버리지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 내용이다. 사실 내용에 있어서는 결승전도 그렇고 그 전도 다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하지만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도 있는데 무너졌다가 잘 일어나는 부분이다. 오늘도 4-0으로 질 것 같았는데 다시 살아나고 그랬던 부분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가영은 "(동영상) 쇼츠가 많이 올라왔는데 그 얘길 했다. 당시 칠 수 있는 공을 놓친 것이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정현이랑 게임을 하면 어쨌든 그 친구에게 피드백을 하게 된다. 저는 정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이었다. 최선을 다해서 그 친구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루틴을 만들어줬었다. 그게 되게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다. 게임은 끝났지만 정현이에게는 그게 중요했던 것 같더라. 너무 많은 것을 얘기하면 기억에 남지 않을 것 같아서 포인트 하나만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는 어쨌든 사제 지간도 우승컵을 두고 다투는 라이벌이 된다. 김가영은 "이제는 그냥 동료여야 한다. 너무 오랜 시간동안 사제 관계로 지내서 그런 마음이 잘 안 드는건 사실이다. 앞으로는 좀 더 조심스러워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사실 가장 불편한 시합이었다. 가장 안 만나고 싶은 선수다(웃음)"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만약 이번 대회에 우승했다면 결승전 14연승의 진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스롱이 앞길을 막아서며 해당 기록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서 묻자 그는 "사실 그런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지금 당장은 오늘 제가 못했던 것들, 앞으로 수정해야 할 것들이 주로 머릿속에 들어있다. 후련하다는 감정도 없다. 오늘 밤은 이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보겠다. 이제 제일 가까운 스케줄이 가족여행이다. 이번주에 가는데 이거 준비할 것을 생각해보겠다. 아직 아무것도 준비를 못했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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