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공장 두고 “집적효과 떨어져” vs “수도권 전력난 해결”
광주전남측 “땅-에너지-물 다 갖춰”
업계 “R&D-협력사 밀집해야 시너지
핵심 인력들 지방 유치도 큰 과제”
“보여주기식 분산땐 역효과” 지적도


특히 반도체 생산 시설 건립에 ‘조 단위’의 비용이 필요한 만큼 새로운 광주 전남 투자가 후발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려야 하는 지금 시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마이크론,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은 국가 차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지금은 균형 발전보다 본질적인 반도체 경쟁력을 우선해야 할 때”라며 “앞으로 한국이 중국과 메모리 격차를 벌리지 못하면 인공지능(AI)발 호황이 끝나는 순간 한국 반도체 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수도권을 선호하는 핵심 인력들을 호남까지 유치해야 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가뜩이나 반도체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 지방 이동을 종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인재를 양성해도 새로 교육, 훈련하는 데 최소 5년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 공장 유치를 추진하는 쪽에서 주장하는 풍부한 에너지와 공장 부지만 보고 생산 시설을 만드는 것도 리스크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같은 호남이라도 발전소와 공장 간 거리가 있다. 이 둘을 연결할 전력 인프라는 결국 새로 확충해야 한다. 또 태양광, 풍력 발전은 계절, 날씨에 따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이를 보완할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해 비용이 더 들 수 있다.

실제 수도권의 전력 인프라는 포화 상태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2023년 62.5% 수준이었던 경기 전력 자립도는 지난해 59.2%까지 떨어졌다. 반면 전남의 자립도는 215.0%로 전기가 남아 돌아 다른 지역에 팔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유치 계획이 마련된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민 당선인 측은 “신축 반도체 공장의 공정 범위와 기업에 대한 요청, 공장 신축 시기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호남에 신설될 반도체 공장 후보로는 후공정 패키징 시설이 꼽힌다. 웨이퍼를 깎거나(식각), 회로를 그리는(노광) 등 전공정을 거친 후 조립(패키징)하는 단계다. 후공정은 인력 투입이 많고, 고용 유발 효과가 크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보여주기 식으로 반도체 지방 분산을 추진했다가는 막대한 비용과 비효율만 생길 것”이라며 “무작정 기업에 강요할 문제가 아니고 확실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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