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살며] 온라인 정체성


한국에 온 나는 중국에는 없는 앱에 적응하는 동시에 중국에서 사용하던 소셜미디어와 메신저도 계속 유지해야 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온라인 소통 체계를 사용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다. 거기에 언어와 문화까지 다르니 더욱 힘들다. 지금도 한국 친구들이나 다른 나라 친구들이 내 인스타그램을 추가한 뒤 왜 게시물을 잘 올리지 않느냐고 묻는다. 중국에 있는 친구들도 위챗 모멘트를 왜 이렇게 오래 업데이트하지 않느냐고 물어온다. 어느 날 1년 넘게 업데이트하지 않은 위챗 모멘트를 열어 보다가 문득 한 가지를 깨달았다. 그것은 나를 힘들게 만든 것은 단순히 앱 자체가 아니라 각각의 앱 뒤에 놓인 서로 다른 관계와 표현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외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언어만 번역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용은 중국 친구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중국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용은 한국 친구들에게 닿지 않을 때가 많다. 중국어로는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감정도 한국어나 영어로 옮기면 원래의 ‘온도’를 조금 잃어버리는 것 같다. 반대로 한국어로 기록한 일상은 중국에 있는 친구들이 그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온라인 정체성을 계속 바꾸어야 한다. 위챗 속의 나는 딸이고, 친구이고, 오래된 동창이며, 중국을 떠난 지 오래된 사람이다. 카카오톡 속의 나는 유학생이자 동료이다. 인스타그램 속의 나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초국적 이동자처럼 보인다. 각각의 플랫폼은 서로 다른 방과 같다. 나는 각 방에 들어가기 전에 언어와 표정과 정체성을 조금씩 조정해야 한다.
다문화 생활은 단지 몸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람의 관계, 언어 습관, 자기표현 방식이 서로 다른 온라인 공간에 흩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모든 관계에 계속 반응하며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서 나는 점차 삶의 중심을 현실의 생활로 옮기게 되었다. 소셜미디어 사용을 줄인다고 해서 나의 실제 삶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온라인 소통의 모순은 나로 하여금 네트워크 생활과 문화의 장단점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탕자자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상호문화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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