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부실' 덮고 가더니...결국 '투표용지 부족' 키웠다
[앵커]
전국 곳곳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대기해야 했던 이번 지방선거로 선거관리위원회의 허술한 선거 관리에 대한 지탄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TBC에선 이미 지난해 대구에서 벌어진 투표록 유출 사건과 관련해 선거 관리 체계의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선관위는 책임 규명과 개선에 소극적이었는데요.
결국 이런 경고를 외면한 채 방치한 결과, 더 큰 혼란을 스스로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안상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근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관위의 선거 관리 능력에 대한 공분이 들끓고 있지만 관리 부실 논란은 이미 지난해에도 있었습니다.
대통령선거 직후 대구의 한 고물더미에서 투표록이 발견된 겁니다.
투표록은 투표 진행 과정과 특이사항 등을 기록한 공식 문서로 당선인의 임기 동안 보관해야 하는 중요 기록물입니다.
그런데도 선관위는 투표록이 사라진 사실조차 몰랐고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현숙/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관(2025년 6월 16일 TBC8뉴스) "잘못 작성되어 폐기되어야 할 투표록이 제대로 폐기되지 않아 발견된 투표록은 투표록으로서 효력이 있는 정규의 선거관계서류가 아닌 폐기 대상 서류에 불과하므로 선거관리상에 하자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 경찰 수사는 당시 투표관리관으로 투입됐던 공무원에 대한 조사에 그쳤고 선관위 직원들은 별다른 조사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해당 공무원 역시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됐고 선관위 차원의 징계나 문책도 없었습니다.
관리 책임이 있는 선관위는 책임을 피하고 일선 공무원만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 1곳을 비롯해 전국 20여 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면서 유권자들이 대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잇따른 선거 관리 부실에도 제대로 된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더 큰 혼란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엄기홍/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차출된 공무원이나 아니면 수당을 주는 일반 시민들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들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업무에 대한 숙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건 예견될 수 있는 상황이었고요. 4년 후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치러집니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으면 지금 같은 사태는 계속 벌어질 거예요."]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관리 부실 논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의 관리·감독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김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