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식용금지법” 시행 8개월 앞....농가 82% 폐업 완료, 남은 과제는?

이동준 2026. 6. 1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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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남은 개사육장 272곳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기사를 분석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내년 2월 ‘개 식용 금지법’ 전면 시행을 앞두고 정부의 단계별 지원책에 따라 전국 사육 농가 82%(1,265곳)가 이미 문을 닫았다. 현재 남은 농가는 272곳이다.

법 시행에 따라 신고된 식용견은 46만 6,000마리에 달했으나, 농가들의 순차적인 개체 감축과 단계별 폐업이 기한 내 차질 없이 진행되면서 현재 현장에 남은 실질 사육 개체 수는 대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남은 농가들의 자발적 감축과 사실상의 전면 폐업을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사육 농가 82% 폐업 완료…272곳은 운영 중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전국 개 사육 농장 1537곳 중 약 82%인 1265곳이 폐업을 마쳤다. 272곳은 여전히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른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은 2024년 1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동물권 보호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종식을 강력히 주장한 점이 정치적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채택하며 ‘김건희 법’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

농식품부는 올여름 폐업 및 미폐업 농가를 대상으로 하절기 특별점검에 착수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이장단협의회, 주민 제보를 연계한 상시 감시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지원금 수령 후 몰래 사육을 재개하거나 신규 입식을 시도하는 농가에는 지원금 환수와 행정처분을 강력히 추진한다.

오는 9월 이후에는 이행계획 미준수 농가에 시설 폐쇄 명령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잔여 개체 관리 숙제... 농가 책임 처리 원칙 속 보호센터 확충

더 큰 과제는 남은 개들의 보호와 처리다. 현행법상 식용견의 소유권은 농가에 있기 때문에, 농가가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정부가 임의로 인수하기 어려운 현실적·법적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폐업지원금 지급 요건'을 농가의 자체적이고 적법한 개체 처리와 연계하여 법 시행 전 자연스러운 감축을 도모하고 있다. 농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현장의 사육 두수가 이미 초기 대비 크게 감소한 상태여서 남은 기간 정교한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큰 충격 없이 연착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는 농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법 시행 시점 전후로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잔여견 유기·격리 사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보호 인프라를 넓혀가고 있다. 공공 수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101개소(2025년 기준) 수준인 지자체 동물보호센터를 오는 2030년까지 137개소로 대폭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 생계를 잃은 고령 농가의 반발... 촘촘한 전업 및 시설자금 지원

동물보호 단체들은 법 시행을 크게 반기지만, 농가와 관련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수십 년간 개 사육에만 종사해 온 60~70대 고령 농가들은 전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현장의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폐업 농가를 대상으로 1:1 맞춤형 전업 컨설팅을 밀착 지원하는 한편, 타 축종 전환이나 시설 교체를 희망할 경우 정부 시설 자금을 적극 지원해 안정적인 생계 전환을 도울 방침이다.

◆ 급변하는 국민 인식…제도적 공백 메울 골든타임

개 식용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확고한 전환점을 돌았다.

최근 각종 통계에 따르면 국민 대다수가 개고기를 소비하지 않으며, 향후 섭취 의향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으로서의 명맥은 사실상 소멸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러나 인식의 변화가 행정적 완결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법 시행과 현실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정부는 남은 8개월 동안 농가 자체 처리 유도와 지자체 보호 인프라 확충, 전업 지원 자금 집행 등 정교한 종합 로드맵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개 식용 종식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뤄낸 해외 국가에서는 민관 협력을 통한 ‘단계적 보호소 전환(Transition Shelters)’ 모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기존 보호소에 밀어넣는 방식이 아니라, 폐업한 개 농장 시설 자체를 지자체 지원을 통해 임시 보호소로 개조하고 기존 농장주를 보호소 관리 인력으로 고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농가의 생계 전환과 대규모 동물 보호 공간 확보를 동시에 해결하는 접근법으로, 막대한 신규 부지 매입 예산을 절감하고 농가와의 물리적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지목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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