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장애인 ‘투표 장벽’ 여전히 높았다

어태희 2026. 6. 10. 21:4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투표소 접근성·시청각 편의 미흡
정보 안내 부실·비밀투표권 침해도

6·3 지방선거에서 지역의 장애인 유권자들이 투표소 접근성과 선거 정보 제공, 비밀투표 보장 등 전 과정에서 여전히 큰 장벽을 마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도내 19개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및 인권단체는 이번 지방선거 기간 장애인 당사자 등 89명이 참여한 ‘장애인 참정권 모니터링’을 분석해 10일 이같이 밝혔다.

우선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뇌병변장애인 유권자들은 투표소의 물리적 접근성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장애인 화장실 이용 여부를 묻는 항목에서 응답 건수(35건)의 40.0%인 14건이 ‘이용 불가’라고 답했다. 현장에서는 장애인 화장실이 아예 없거나 내부에 청소도구가 쌓여 있어 진입하지 못한 사례,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경사로가 지나치게 가파른 사례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각·청각장애 유권자를 위한 편의 제공도 미흡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 및 투표소 이동 접근성’ 문항에서는 응답 13건 중 84.6%(11건)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점자 공보물이나 음성변환 바코드 등 후보자 안내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답한 비율도 75.0%(4건 중 3건)에 달했다. 수어통역사 배치나 안내 여부를 묻는 문항에서는 응답 12건 중 절반인 6건이 ‘아니오’였고, 수어통역 화상전화 연결 지원도 5건의 응답 중 3건이 미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발달장애인을 포함해 인지적 지원이 필요한 유권자들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다. 전체 응답자의 25.8%(23명)는 선거 정보 접근이 어려웠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특히 지적장애 응답자(20명) 중 10명은 투표용지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답했고, 9명은 그림 안내판이나 안내 요원이 없었다고 응답했다.

비밀투표 권리가 침해된 사례도 있었다. 손동작이 어려운 유권자를 위한 특수형 기표용구가 구비되지 않거나 투표사무원이 사용법을 몰라 투표가 지연되는 일이 발생하자, 이 과정에서 참관인이 기표소 내부에 함께 들어갔다는 응답도 나왔다.

이들 단체는 “장애인에게 참정권은 누구나 안전하게 이동하고, 후보자 정보를 이해하며, 자신의 선택을 비밀로 지킬 수 있어야 완성되는 것”이라며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에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했다.

주요 요구사항은 △사전·본투표소 접근성 사전점검 의무화 및 기준 미달 투표소 교체 △장애유형별 선거정보 접근권 보장 △즉시 연결 가능한 수어·문자 지원체계 마련 △발달·정신장애인을 위한 쉬운 말 후보자 정보 제공 △투표사무원 대상 장애인 응대 및 비밀투표 보장 교육 의무화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하는 ‘경상남도 장애인 참정권 개선협의체’ 구성 등이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Copyright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