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위반 의혹 선박, 평택항에 석 달째 머물러

변지희 기자 2026. 6. 1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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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선박이 한국에 3개월 째 억류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10일 보도했다.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 수출에 관여한 정황이 제기된 선박으로, 한국 정부가 조사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라다호의 평택항 입항 기록./해양수산부

선박 위치 정보 제공업체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프라다(PRADA)호의 위치는 한국 서해 평택항 일대로 표시돼 있다. 소피아(SOPHIA)호로도 알려진 이 선박은 지난달 29일 미국과 한국, 일본, 영국, 호주 등 10개국과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이 발표한 대북제재 이행 공동성명에 언급된 선박이다.

당시 공동성명은 최근 북한의 석탄과 철광석 수출에 관여한 선박 5척을 지목하고, 지난해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재 대상으로 추천된 선박 7척에 대한 신속한 지정을 촉구했다. 프라다호는 이 7척 가운데 하나다.

공동성명은 이들 선박이 유엔 안보리 결의가 금지한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 수출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민간 분석기관 오픈소스센터(OSC)는 프라다호가 ‘소피아’라는 이름으로 운항하던 2024년 9월과 12월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선적하는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VOA가 한국 해양수산부 선박 입출항 자료를 확인한 결과, 프라다호는 지난 3월 13일 평택항에 입항한 뒤 현재까지 출항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선박 입출항 기록이 공개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선박은 약 3개월 동안 평택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한국 당국이 해당 선박을 조사 중이거나 억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언급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는 프라다호가 탄자니아 잔지바르 선적으로 등재돼 있으며, 운항 회사는 마셜제도 소재 중샹쉬핑으로 기재돼 있다.

대북제재 위반 의혹 선박이 한국에 억류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 정부는 2024년 3월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던 선적 미상 화물선 ‘더 이(De Yi)’호를 전라남도 여수항 인근 해상에서 나포해 조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대북제재 위반 의혹 선박에 대한 조사나 억류 조치가 이뤄질 경우 관련 업계에 강한 경고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닐 와츠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은 “선박 한 척에 대해서라도 조치가 취해지면 관련 업계에 메시지를 보내고 억지력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그는 “대북제재가 현재 국제 현안들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 있을 수는 있지만 잊힌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며 “북한과 연계된 이른바 ‘그림자 선단’ 운영 업체들은 자신들의 선박도 제재 집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협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동성명이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 운반에 관여했다고 지목한 선박 일부는 현재도 운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VOA가 마린트래픽 자료를 분석한 결과 드림 웨이브(DREAM WAVE)호와 피스풀 8(PEACEFUL 8)호, 오리온(ORION)호 등은 최근에도 국제 해역에서 항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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