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난만’ 멕시코의 표정[금주의 B컷]
문재원 기자 2026. 6. 10. 20:10

2026 북중미 월드컵 취재를 위해 지난 5일 멕시코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차를 타고 숙소로 가는 동안 바라본 창밖의 풍경은 조금은 섬뜩했습니다. 거의 모든 집의 창문과 마당 출입문에 촘촘하게 쳐진 쇠창살이 범죄 조직의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월드컵 분위기 취재를 위해 7일 과달라하라 플라자 광장을 찾았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대성당 앞에 선 순간, 철문 뒤에 숨겨진 이 나라의 진짜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멕시코 시민들이 동양인 기자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며 환한 미소로 다가왔습니다. 어떤 시민들은 한국어로 수줍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습니다. “아이 러브 코리아”를 외치는 이도 있었습니다. 광장에 머문 6시간 동안 100명이 넘는 시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난생처음 겪는 환대에 기분이 좋아 손하트와 브이로 답례를 했습니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다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들은 세상이 자신들을 ‘위험한 나라’라는 편견으로만 바라보지 않기를, 더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니 골대 앞에서 당차게 슛을 하는 아이와 구경하는 어른들의 천진난만한 얼굴처럼 말입니다. 삼엄한 쇠창살도 결코 가둘 수 없었던 멕시코 사람들의 따뜻한 정과 월드컵의 설렘을 이 사진 한 장으로 전해봅니다.
과달라하라 | 사진·글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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