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감 선거 10명 중 4명 기권… 힘 실리는 ‘러닝메이트제’ 대안

장병진 2026. 6. 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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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권율 37%·무효만 6만여 표
부산시장 선거 2만여 표의 3배
현행 직선제 근본적 개선 목소리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당선인이 5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관위에서 열린 당선증 교부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산 지역 유권자들의 전반적인 투표 참여 열기는 회복됐으나, 정작 부산시교육감 선거를 향한 이른바 패싱 현상은 오히려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장에 가고도 교육감 투표용지에는 일부러 기표하지 않거나 훼손한 무효표가 6만 3000표에 달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부산시교육감 선거 기권율은 37.86%를 기록했다. 전체 선거인수의 절반 이상(50.90%)이 기권했던 제8회 선거에 비해 투표 참여도는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무효투표수는 6만 2969표에 달해 지난 지선(4만 2719표) 대비 무려 47.4%나 급증했다. 유권자들의 투표장 발길이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무관심은 동시에 치러진 부산시장 선거와 비교하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부산시장 선거의 무효표는 2만 2981표로 교육감 선거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약 4만 명의 유권자가 시장 투표에는 명확히 참여하면서도 유독 교육감 투표만은 포기한 셈.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현역인 김석준 교육감(86만 7203표)에 맞서 부산대 정승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6만 7318표)와 최윤홍 전 부산시교육청 부교육감(27만 8016표)이 출마했는데, 이번에 발생한 무효표는 2위 후보 득표수의 10%를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대규모 사표 현상의 배경으로는 후보들의 사법리스크로 인한 유권자들의 피로도와 무관심이 꼽힌다. 북갑 지역 국회의원이나 부산시장 선거 등 굵직한 이벤트에 밀려 주목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특히 세 후보 모두 재판을 받는 중이어서 정책 대결 대신 사법리스크가 부각됐다. 새로운 인물 없는 ‘리벤지 매치’ 양상에 현역 교육감의 압승이 점쳐진 점도 관심을 떨어뜨렸다. 또 광역 단위 선거 특성상 막대한 조직과 자금이 필요해 신인 후보의 진입 장벽이 지나치게 높다는 구조적 문제도 지적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정치권과 교육계 안팎에서는 현행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 강재철 회장은 “현재 제도는 사표가 많이 발생하고 후보 인지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시장과 러닝메이트제를 도입하면 선거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고 신선한 인물 발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교육 행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낮은 체감도와 제도적 한계가 무관심을 고착화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교원대 정필운 교수는 “교육감이 되더라도 예산이나 법령 등의 이유로 실제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며 “현행 시스템이 교육감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인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