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로 3조원 챙긴 트럼프 일가…100만 개미는 '피눈물'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암호화폐 사업을 벌이며 23억 달러(약 3조 505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벌어들였지만, 트럼프 일가의 사업에 투자한 다른 투자자들은 비슷한 규모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는 암호화폐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 자신의 이름을 딴 밈코인 '$TRUMP', '알트5 시그마(현 AI 파이낸셜 코프)', 비트코인 채굴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ABTC) 등 암호화폐 관련 사업 4개를 전개하고 있었다.
트럼프 일가는 대통령의 친 암호화폐 정책을 발판으로 관련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장남 에릭 트럼프와 차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알트5 시그마와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협력을 홍보하기 위해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개장 벨을 울리는 등 이들 사업을 홍보하는 데 적극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암호화폐 정책에 힘을 실어주며 사업을 홍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금 바로 달러 트럼프를 사라"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가격 급등을 이끈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의 주류 금융권 진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에도 투자가 집중됐다.
그러나 트럼프 일가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과 '$TRUMP' 밈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프로젝트 설립에 100만 달러(약 13억 8000만 원) 미만의 극소액 비용만 들였거나, 개발자들에게 현금 대신 토큰을 지급해 사실상 무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나스닥 상장사 지분 역시 금전적 대가 없이 취득해 하락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이들 일가는 또한 초기 비용을 거의 혹은 전혀 투자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빌려주는 것을 대가로 지분과 주식을 무상으로 취득했다. 이를 통해 이들은 트럼프가 대선후보 시절이던 2024년부터 현재까지 23억 달러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일가가 4대 가상자산 사업을 통해 "현직 미국 대통령과 그 가족으로서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부를 축적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에게는 하락 위험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가상자산 거래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일가의 사업에서 발행된 암호화폐와 기업 주가가 폭락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명성과 사업적 수완을 믿고 저축액과 은퇴 자금을 쏟아부은 전 세계 100만 명 이상의 개인 투자자들은 총 23억 달러 규모의 실현 및 평가 손실을 떠안았다.
특히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자사가 발행한 가상자산 토큰의 가치가 하락한 지난 4월 토큰 보유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 예정 시점 이후인 2030년까지 토큰을 완전히 잠금 해제할 수 없도록 하는 제안을 발의했다.
매도 금지 조치가 승인되면서 많은 투자자는 토큰 가격이 하락하면서 줄어드는 이익마저 현금화하지 못하게 됐다. 반면 트럼프 일가는 이름과 초상권 라이선싱 계약 등을 통해 월드리버티파이낸셜 설립에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서도 총 16억 달러(약 2조 4300억 원)의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의 모든 조치는 미국 국민의 최선 이익을 위해 취해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상무장관을 지낸 투자자 윌버 로스는 다른 미국 정치인 및 그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일가도 돈을 벌 자유가 있다며 "사람들이 투기적인 대상을 매수하려 한다면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보유자로 남기를 선택했다면, 그것은 그들의 사정"이라고 덧붙였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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