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권보호국(가상)’에 목마른 교육현장
최근 인터넷을 통해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을 제공하는 한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드라마 '참교육'이 전 세계적인 흥행과 함께 우리 사회에 거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무너진 교육 현장을 바로잡기 위해 창설된 교권보호국의 활약상을 작품이다. 모두가 허구의 이야기에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드라마 속 극단적인 설정들이 결코 과장이 아닌 오늘날 세계와 대한민국 학교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교실 붕괴와 교권 추락의 참담한 민낯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과 사적 제재라는 자극적 요소에 대한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교육계 안팎에서 깊은 공감을 자아내는 배경에는 손발이 묶인 채 절망하는 교사들의 눈물이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실의 교직 사회는 드라마보다 더 가혹한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 건수만 수백 건에 달하며 하루 평균 4명의 교사가 학생들에게 폭행당하는 것이 오늘날의 서글픈 현실이다. 교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다는 이유로, 혹은 친구의 뺨을 때리는 학생을 훈계하거나 수업 중 춤을 추는 학생을 제지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동료 교사들의 소식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고소 속에서 교사들은 정당한 교육활동마저 외면당한 채 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정당한 지도가 범죄로 둔갑하는 현실 앞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슬픔과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더구나 적지않은 교원이 이 드라마에 통쾌함과 씁쓸함을 동시에 느끼는 것은 작품 속 '교권보호국'과 교육부 장관이라는 든든한 시스템의 존재다. 현실의 교사들은 출근과 동시에 사방이 막힌 답답한 벽을 마주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국가와 제도가 앞장서서 교사가 홀로 감당해야 했던 무거운 짐을 나눠 준다. 작품 속에서 "교권은 대다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는 보루"라는 교육부 장관의 대사에 교사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낸 이유를 정부와 정치권은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교권 회복은 단순히 교사 개인의 권익을 지키는 문제를 넘어, 교실 내 절대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이 안전하고 올바르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이제 국회와 정부, 그리고 교육청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전면 나서야 할 때다. 교육활동 관련 소송에 대한 국가책임제를 도입하고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직접 맞고소 의무를 지는 등 기관 차원의 전문적인 대응 체계를 완전히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중대 교권 침해 사안의 학생부 기재와 학부모의 교육 책임을 강화하는 법적 근거 마련도 시급하다. 무엇보다 정당한 지도 행위마저 범죄자로 모는 모호한 정서학대 조항을 명확히 하기 위해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의 조속한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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