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 만에 해체하는 방첩사... 기무사 해체 혼란 반복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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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 계엄 핵심 역할 수행 부대로 지목된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4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방첩사의 핵심 기능들은 각각 다른 기관으로 분산·이관하고 이들 기관들에 대한 감찰과 민주적 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우선 방첩사령부를 해체하고 ①방첩 ②보안 ③안보수사 기능은 분산한다고 밝혔다.
특히 방첩사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파견하고 정치인 체포조를 운영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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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수사 약화 우려 "수사협의체 신설해 보완"
현재보다 1000여 명 이상 감축 불가피

12·3 불법 계엄 핵심 역할 수행 부대로 지목된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4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방첩사의 핵심 기능들은 각각 다른 기관으로 분산·이관하고 이들 기관들에 대한 감찰과 민주적 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개편 과정에서 과거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해체 당시 겪었던 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0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방첩사 해체 및 기능 개편안'을 직접 발표했다. 안 장관은 "보안사, 기무사, 그리고 방첩사에 이르기까지 실패한 개혁의 역사가 말하는 점은 분명하다"며 "더 이상 구성원의 도덕성이나 일시적인 인적 쇄신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방첩본부, 보안지원단 신설 안보수사는 조사본부로
국방부는 우선 방첩사령부를 해체하고 ①방첩 ②보안 ③안보수사 기능은 분산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7월 말까지 '국방방첩본부'를 창설해 방첩·방산 관련 정보활동을 맡기고, 국방보안지원단도 신설해 군단급 이상의 중앙보안감사 및 보안사고 조사 등의 군내 보안업무를 수행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기존 방첩사 인력의 전문성을 고려해 보안 업무 중 방산·사이버보안은 방첩본부에 두기로 했다.
안보수사와 계엄 시 합동수사권은 '국방조사본부'로 이관될 예정이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12·3 계엄을 준비하고 실행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방첩사령관의 합동수사 권한 때문이라고 군은 보고 있다. 이 밖에도 기존 동향조사, 인사첩보, 세평수집, 불법·비리 정보수집 등 권력형 임무·기능은 폐지하기로 했다.
신설되는 기관들에 대한 감찰, 통제 기능도 강화된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찰위원회'를 장관 직속으로 설치하고, 방첩정보활동 기본지침을 수립해 국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할 방침이다. 또한 방첩활동의 범위 및 불법 활동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시한 '(가칭)군 방첩부대원의 직무수행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방첩사가 별도로 가지고 있던 인사운영시스템을 전군 공통시스템으로 통합관리할 계획이다.
방첩사는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로 창설됐다. 이후 여러 차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며 명칭을 바꿨지만, 실질적 기능과 권한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해체와 함께 기능이 분산되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특히 방첩사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파견하고 정치인 체포조를 운영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방첩사 개혁' 공약을 제시했고, 국방부는 방첩사의 근본적 개혁 방안을 검토해 왔다. 지난 1월에는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가 개편안을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안 장관은 이날 "방첩사 개편안은 단순히 조직개편이나 기능 조정을 넘어 우리 군의 정보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조직과 임무를 재구조화하는 '국민의 군대 건설'의 역사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대원 1,000명 이상 감축 불가피, 원대복귀 시 혼란 예상
그러나 현장에서는 한동안 벌어질 혼란도 예상된다. 현재 방첩사령부의 전체 정원은 3,000여 명인데 이 중 방첩본부로 1,500여 명이, 보안지원단과 조사본부로 각각 200여 명이 이동하고 1,000여 명은 감축된다. 이 중 간부들은 방첩 특기가 해제되고 각 군으로 복귀하게 된다.
방첩사에서 근무하는 현역들은 기존 병과(보병, 포병 등)에 방첩 특기를 갖는 구조인데 야전 부대로 돌아간다면 방첩사에서 쌓은 경력들이 무용지물 될 수밖에 없다. 또 기존 병과가 맡아야 할 보직들도 수행하지 못해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또한 야전부대에서 방첩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부대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기무사를 해체하고 안보지원사를 창설했을 때도 30%를 감축해 부대원들을 원대복귀시키면서 전역을 하거나 국방부를 상대로 인사명령 무효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많았다.
안보수사 약화도 우려된다. 기존 방첩사의 수사인력이 넘어가더라도 안보수사 경험이 없는 조사본부가 제 역할을 할지 미지수다. 조사본부로 수사를 이관하는 과정에서 증거가 인멸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안보수사 기능과 인력을 갖게 된 조사본부의 권한 비대화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조사본부 내 안보수사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고 조사본부, 방첩본부, 민간 경찰과 수사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면서 "방첩사가 갖고 있는 방대한 안보수사자료도 충실히 이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대복귀하게 될 부대원에 대해서도 인사상 배려뿐 아니라 방첩사 경력을 살릴 수 있도록 정보병과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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