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임금 떼먹은 '홍대 맛집', AI로 만든 가짜 이체 완료증 내밀다 덜미
퇴직자들 몫 2800여만 원 허위 증빙
퇴직자 노동청 신고 후 "AI로 꾸몄다"
노동부, 업주 구속영장 신청 검토 방침

유명 고깃집 대표가 밀린 임금을 지급했다며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이체확인증을 노동당국에 제출했다가 구속 위기에 놓였다.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10일 유명 음식점 대표 A씨를 임금체불 시정 지시를 이행한 것처럼 관련 서류를 AI로 위조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음식점은 서울 홍대 등 주요 지역에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연 매출액이 1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동청은 지난해 말부터 서울 지역 '가짜 3.3' 위장고용 의심 사업장을 기획감독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업장의 법 위반 사항을 다수 적발했다. A씨는 4대 보험·노동법 적용을 회피하려고 직원들에게 근로계약서 대신 도급계약서를 쓰게 한 뒤, 이들을 프리랜서(개인사업자) 형태로 위장 고용했다. 또 초과 근무 수당을 주지 않은 채 '공짜 노동'을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재직자 38명 몫 2,700여 만 원과 퇴직자 27명 몫 2,400여 만 원 등 총 5100여 만 원의 임금·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노동청은 즉각 시정지시를 내렸다.
A씨는 이후 체불임금을 모두 지급했다며 금융기관 이체확인증을 노동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한 퇴직자가 "돈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신고하며 덜미가 잡혔다. 노동청의 추궁을 받은 A씨는 "AI로 만든 가짜 이체확인증"이라고 털어놨다. 조사 결과 재직자 1명과 퇴직자 26명에 대한 체불금품 2,800여 만 원 지급 증빙은 조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청은 해당 사업주를 시정지시 미이행 혐의로 즉시 형사입건했다. 또 근로감독 결과를 조작해 제출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임금체불이 계속된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 중이다. 근로감독관에게 거짓 자료를 제출한 행위에 대해선 과태료 900만 원도 부과했다. A씨를 형법상 사문서위조 및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도 경찰에 고발했다.
노동당국이 AI 증빙서류 조작을 적발한 건 이번이 첫 사례로 전해졌다. AI 조작 여부를 판별하기 쉽지 않은 만큼 향후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 검증을 더 철저히 하기로 했다. 법인계좌 거래내역을 직접 제출받아 이체확인증과 대조하고, 노동자들에게 체불임금 수령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등 검증 절차를 강화할 방침이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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