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첫발 내딛는데 발뒤꿈치에 못 박힌 것처럼 찌릿"…여름철에 급증하는 '이 병' [이거 무슨 병]

성민서 2026. 6. 1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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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샌들·맨발 걷기에 환자 급증
10년새 2.5배 늘어 작년 28만명 돌파
발뒤꿈치 통증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중년 여성의 모습을 기반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족저근막염은 단순 발 피로로 여겨 방치하기 쉽지만,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으로 굳어 무릎·허리 통증까지 부르는 질환이다. /사진=Gemini

[파이낸셜뉴스] "아침에 눈 뜨고 침대에서 첫발을 딛는 순간, 발뒤꿈치에 못이 박힌 것처럼 찌릿하더라고요."

주부 이모(54·여)씨는 얼마 전부터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첫발을 내딛을 때마다 발뒤꿈치를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하루 1만 보 걷기'가 화근이었다. 이 씨는 단순한 발 피로로 여겨 통증을 참고 계속 걸었으나 증상은 악화됐다. 나중에는 아픈 쪽 발을 디디지 않으려고 걸음걸이를 바꾸다 보니 무릎과 골반, 허리까지 통증이 번진 후에야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만성 족저근막염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는 지난 2014년 약 18만 명 수준에서 2024년 28만 명 선을 돌파하며 10년 새 1.5배 이상 급증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약 1.3배 많고, 연령대별로는 40~60대 중장년층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국민 10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겪는 흔한 질환이지만, 전문가들은 대다수 환자가 병을 키워서 온다고 지적한다.

염증 세포 없는 '염증'… 본질은 조직의 퇴행성 변화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발가락 쪽으로 부채꼴처럼 이어지는 두껍고 단단한 섬유 띠다. 걷거나 뛸 때 발바닥에 실리는 충격을 흡수하는 '스프링' 역할을 한다. 이 근막에 반복적인 부담이 쌓여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다만 의학적으로 족저근막염(Plantar Fasciitis)은 명칭과 달리 '단순 염증성 질환'이 아니다. 만성 환자의 조직을 생검해 보면 염증을 일으키는 세포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본질은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미세 파열과 부적절한 치유 과정이 누적되면서, 근막을 구성하는 콜라겐이 변성되고 조직이 굳어지는 '퇴행성 질환'에 가깝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발가락 쪽으로 부채꼴처럼 이어지는 두껍고 단단한 섬유 띠다. 걷거나 뛸 때 발바닥에 실리는 충격을 흡수하는 '스프링' 역할을 한다. 이 근막에 반복적인 부담이 쌓여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사진=파이낸셜뉴스 [AI생성 이미지 - ChatGPT]

족저근막염 환자는 7~9월 여름철에 환자가 집중되는데, 이는 여름철 자주 신는 샌들이나 슬리퍼는 바닥이 얇고 딱딱해서다.

걸음을 내딛을 때 엄지발가락이 위로 꺾이면서 족저근막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것을 '윈들러스 효과'라고 하는데, 이때 면 지면의 충격이 근막이 시작되는 발뒤꿈치 뼈 부착부에 그대로 전달돼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충격이 크다.

또한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맨발 걷기 역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준비 없이 무리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발바닥에 갑작스러운 부담이 가해지면 족저근막염 발생의 트리거가 된다.

아침 첫발의 찌릿함…이런 증상이면 의심
족저근막염의 주요 증상 세 가지. /사진=파이낸셜뉴스 [AI생성 이미지 - ChatGPT]

가장 특징적인 신호는 아침에 잠에서 깨 처음 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에 느껴지는 찌르는 듯한 통증이다.

통증을 참고 걷기 시작하면 서서히 근막이 풀리면서 통증이 가라앉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다시 통증이 발생한다. 이는 모두 수축해 있던 근막이 갑자기 늘어나며 발생하는 증상이다.

다만 '걸으면 좀 나아진다'는 특성 탓에 많은 환자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한다는 점은 문제다. 단순한 발 피로나 나이 탓으로 넘겨 병을 키우는 환자도 적지 않다. 통증을 피하려다 걸음걸이가 바뀌면 그 부담이 무릎·엉덩이·허리로 옮겨가 2차 통증을 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족저근막염과 유사한 질환에는 지방패드 위축증, 발목터널증후군, 요추 디스크로 인한 방사통 등이 있다. /사진=파이낸셜뉴스 [AI생성 이미지 - ChatGPT]

통증이 발뒤꿈치가 아닌 발 안쪽이나 발 전체로 번진다면 다른 족부질환일 가능성도 있다.

족저근막염 유사 질환으로는 '지방패드 위축증'을 들 수 있다. 발뒤꿈치 뼈 아래 위치한 충격 흡수용 지방 쿠션이 노화로 인해 얇아지는 질환이다. 아침 첫발보다 활동량이 많은 오후나 저녁에 통증이 심해진다는 점에서 족저근막염과 확연히 구분된다.

발목 안쪽 복사뼈 아래를 지나는 후경골신경이 압박을 받는 '발목터널증후군(족근관증후군)'도 주의해야 한다. 이 경우 통증이 찌릿하기보다는 화끈거리고, 발가락이나 발바닥 전체에 저림 증상이 동반된다.

이 외에도 척추 4·5번이나 천추 1번 신경이 눌리는 요추 디스크의 방사통으로 인해 발바닥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므로, 증상이 지속될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이학적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원인을 감별해야 한다.

90%는 수술 없이 호전… 스테로이드 주사는 신중

족저근막염 환자의 90% 이상은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만, 구조적 변화를 동반하므로 완치까지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된다. 대개 6개월~1년간 비수술 치료에도 호전이 없을 때 비로소 수술을 고려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가 치료 방법은 뻣뻣해진 근막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스트레칭이다. 발가락을 몸 쪽으로 당겨 발바닥을 늘리거나, 테니스공을 발바닥으로 굴려 마사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족저근막염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관리 방법. /사진=파이낸셜뉴스 [AI생성 이미지 - ChatGPT]

이미 만성 단계로 진행된 환자에게는 통증 부위에 고에너지 충격파를 가해 미세 혈관 재형성을 유도하고 조직을 재생시키는 '체외충격파 치료(ESWT)'가 효과적인 대안이 된다.

통증이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즉각적인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스테로이드 주사를 반복 투여 시 발바닥 충격을 완화하는 지방패드를 녹이는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똘똘한 건강 정보'를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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